선택 훈련
Posted 2015. 11. 18. 00:00, Filed under: I'm journaling/숨어있는책, 눈에띄는책
두란노에서 지난 달에 나온 『선택 훈련』(All the Places to Go…How Will You Know?)을 재밌게 읽었다. 표지가 근사한 영서도 올해 나온 따끈따끈한 책인데,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Bay Area)에 있는 멘로 파크(Menlo Park) 장로교회 존 오트버그(John Ortberg) 목사의 신간이다. 시카고 윌로우크릭 교회에서도 일했고, 여러 권의 책을 쓴 알려진 작가인데, 이름은 들어 알고 있었지만 책은 이번에 처음 읽었다.
우리말 제목은 좀 딱딱하고 어려워 보이지만 내용은 어렵거나 지루하지 않아 술술 읽혔다. 누구나 관심이 있고 훈련 받아야 할 중요한 이슈인 하나님의 뜻을 알아가는 것(Knowing God's Will)에 관한 책인데, 표지 그림처럼 열린 문으로 들어가는, 들어가고 싶은 이들이라면 그 선택에 앞서 고려해야 할 점들을 미국 목회자 특유의 귀에 쏙쏙 들어오는 다양한 이야기와 간결하고 체계적인 논리, 그리고 성경의 원리들을 잘 버무려 가면서 설득력 있게 들려주고 있다.
저자 자신과 주변 사람들이 이 주제와 관련해 겪었던 일들은 물론이고, 성경에 나오는 인물들이 어떻게 열린 문을 발견하고 들어갔는지를 들려주는데, 그 중 압권은 책 후반부를 장식하는 요나 이야기(3부 1장)와 휘튼대학 시절 고전 헬라어 은사였던 제럴드 호손(Gerald Hawthorne) 교수 이야기(맺는 말)다. 특히 요나 이야기는 이제껏 들은 것 가운데 최고라 할 만큼 재미있었고, 호손 교수 이야기는 고든 맥도날드 책을 읽는 기분이 들 정도였다.
3부 10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장 제목들이 흥미를 끄는데, 가령 1부 짧은 인생, 하루에도 숱한 갈림길 앞에 선다, 2부 하나하나 결정해 나가는 과정 자체가 복이다, 3부 정답을 찾느냐가 아니라 누구와 함께냐의 문제다 같은 타이틀부터가 인상적이다. 저자는 대학 시절 호손 교수에게서 들은 "열린 문"(계시록 3장 빌라델피아 교회 기사)이 완료 수동태 분사로 "열려진 문"이라며 하나님의 뜻을 알아가고 선택해 나가는 즐거운 신비와 모험을 망설이지 말라고 권유한다.
뻔한 주제이려니 하고 제대로 안 읽고 지나칠 수 있던 이 책을 흥미롭게 읽은 데는 임상심리학 박사이기도 한 저자가 중간중간 구사한 전문용어들의 재미도 컸던 것 같다. 결정공포증(decidophobia), 구매자의 후회(buyers' remorse),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 FOMO(fear of missing out, 어떤 걸 선택하면 그보다 나은 걸 놓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 반사실적 사고(counterfactual thinking) 같은 개념을 적절한 사례와 함께 들려주는데, 계속 읽어나가는 선택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I'm journaling > 숨어있는책, 눈에띄는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해 첫날 성경 150장을 읽다 (2) | 2016.01.03 |
---|---|
한 권으로 묶인 메시지 성경 (2) | 2015.12.12 |
조금 맥빠진 와우북 거리도서전 (2) | 2015.10.05 |
떠나 보니 함께였다 (2) | 2015.09.19 |
빠리의 기자들 (2) | 2015.09.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