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등에 타니까 기분 좋은데
Posted 2016. 3. 10.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대부분 어제가 오늘 같은 출근길에 가끔 옆 차선에서 재밌는 풍경이 시선을 잡아당긴다.
달리는 차 운전석에서 스쳐 지나가며 보는 풍경이라 차와 관련된 게 대부분인데, 엊그제는
작은 트럭이 제 몸 길이보다 몇 배는 됨직한 큰 트럭을 싣고 달리고 있었다. 물론 적재량에
한계가 있어 몸통까지 있는 차 전체는 아니고 머리 부분만 분리해 싣고 쌩쌩 달리고 있었다.
제 몸의 몇 배는 족히 나가는 차 머리만 따로 떼서 싣고 달리는 게 우스꽝스럽기도 했는데,
게다가 둘의 색깔이 정반대로 달랐고, 둘의 운전석 방향이 90도로 차이가 있는 것도 흥미로웠다.
바퀴 대신 드럼통을 의지하고 있었는데, 앞을 보고 달려야 할 화물트럭이 무슨 연유로 이런 풍경을
연출하게 됐을까. 고민은 나중에 해도 되니까 일단 이 희한한 풍경을 놓칠세라 급히 조수석에
있던 가방을 열어 디카를 꺼내 대충 찍어두었다.
아마도 고장난 차 엔진 부위를 수리하고 새로 칠해 나머지 몸체가 기다리고 있는 차고로
급히 달리는 것처럼 보였는데, 평소엔 안중에도 없던 쪼만한 트럭 뒷칸에 몸을 의지하고 도킹을
기다려야 하는 처량한(?) 신세가 되리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아니, 어쩌면 늘
커다란 몸체를 이어붙이고 짐만 잔뜩 싣고 피곤하게 다니다가 비록 온전한 몸체는 아니지만
난생 처음 남의 등에 앉아서 유람하는 호사를 누리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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