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시한부 종말론 - 마지막 기회라 전해라
Posted 2016. 3. 26.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
부산 못 미쳐 양산에 갔더니 여기저기 도시 개발이 한창이었다. 이미 들어선 아파트들도 많고, 새로 짓고 있는 것들도 여럿 보였다. 이쪽 사정을 몰라서 그렇지 이번에 들은 바로는 양산은 부산대 양산캠퍼스 근방의 물금신도시를 비롯해 인구가 30만에 이르면서 지하철도 다니고, 부산은 물론 김해, 창원, 대구 등 인접 도시들도 한 시간 정도에 갈 수 있다고 한다.
부산대병원을 나와 고속도로에 진입하려고 대로변에서 신호 대기중에 재밌는 문구의 펼침막이 걸려 있는 모델하우스가 눈에 띄었다. 얼마 전에 히트를 치면서 인구에 회자된 유행가 가사를 패러디했는데, 마지막 기회라 전해라, 폐관한다 전해라는 솔깃한 문구로 주택소비자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었다. 액면 그대로 해석하면, 만사 제쳐두고 당장이라도 달려가야 할 것 같은 시한부 종말론을 대놓고 선포하는 무지막지한 광고다.^^
이 노랫말을 안 쓰는 데 없이 너도 나도 불러대고 SNS에서도 유행하길래, 일부러 한 번 들어본 적 있는데, 꼭 <회심가悔心歌>를 듣는 것 같았다. 듣기 전 가사만 봐선 흔하디 흔한 뽕짝 풍이겠거니 했지만, 반복해서 귀에 쏙쏙 들어오는 가사며 리듬이 충분히 히트칠만 했다. 이 노랫말을 다음달 총선에서 각 당과 후보들이 선거 캠페인 문구로 쓰려고 경쟁한다는 뉴스도 본 적이 있는데, 마음 급한 아파트 분양 광고가 이를 놓칠리 없었겠다 싶었다.
여기저기서 너무 많이 써서 조금 신물이 날 정도라 더 이상 별 효과가 없겠다 싶은데, 홍보 담당자들에겐 손쉽게 재활용할 수 있는 이만한 문구도 없는지 여전히 사용되는 모양이다. 그 밑에 견본주택은 2월 말에 문을 닫고 철거 예정이라 써 있지만 여태 그대로 있는 걸 보니, 아마 분양이 아직 덜 됐는지, 아니면 분양이 끝났어도 홍보 효과를 위해 그대로 놔 두고 있는 건지 속사정까지 알 순 없다. 뭐 시한부 종말론이란 게 다 그런 거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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