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 50주년 기념호+창간호
Posted 2016. 3. 30. 00:00, Filed under: I'm journaling/숨어있는책, 눈에띄는책
계간 <창작과 비평>이 창간 50주년을 맞아 봄호로 580면의 두툼한 기념호를 냈다. 요즘 문학잡지들은 보통 이 정도 두께인데, 계간지라 두고두고 읽게 하려는 의도인가 보다.^^ 표지 컬러며 로고, 편집 디자인이 산뜻한 게 단순한 세련미를 추구하는 것 같다. 알라딘에 주문했더니 사은품 두 개가 따라왔는데, 옛날 로고가 새겨진 에코백과 50년 전인 1966년 겨울에 낸 창간호를 다시 찍은 복원판이다. 사실 이 복원판 때문에 안 보던 문학잡지를 오랜만에 사 본 것이다.^^
66년이면 한 반에 80명 넘게 들어가던 국민학교 2학년 때였으니 기억도 잘 안 나는 호랑이 담배 물던 시절인데^^, 이 잡지도 고고성(
표지 전체를 고딕체로 지금 못지 않게 단순하면서도 나름대로 세련된 디자인을 선보인 창간호는 내용도 내용이지만, 광고면에서 당시 풍경을 엿보게 만든다. 뒷표지엔 이 잡지를 낸 문우출판사의 러시아 문학전집 다섯 권을 5개월 월부로 2천5백원이란 특가에. 표2에는 신구문화사의 현대한국문학전집 1차분 여섯 권을 역시 2천4백원 6개월 월부로 광고하고 있으니, 정말 이런 시대가 있었구나 싶다.
창간호 정가가 70원이었으니, 당시 물가를 대충 짐작해 볼 수 있다. 지금은 1만5천원이니 숫자로는 엄청 비싸진 것 같아도 단행본 한 권 값이다. 계간지라고 해도 한 잡지가 세상에 나와 50년을 버티는 건 흔치 않은 일인데, 작금의 문학(단)권력 논의의 중심에 있긴 해도 어쨌든 과보다 공이 훨씬 많고, 문학잡지 이상의 커다란 족적을 남긴 건 축하받아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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