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ing Writer or Writing Traveler
Posted 2016. 6. 16. 00:00, Filed under: I'm journaling/숨어있는책, 눈에띄는책
두세 해 전에 TV 여행 프로를 보다가 게스트로 등장한 이를 생활여행자로 소개하는 자막을 보면서 생활하듯 여행하는 이라니 참 팔자도 좋다 싶었다. 이전엔 그냥 여행가로 통칭했는데, 오지 여행가, 생존 여행가, 문명 여행가, 역사 여행가 식으로 좀 더 세분해서 붙이면서 생긴 신종 직업인 모양이었다.
생활여행자까지 등장할 정도로 여행자가 늘면서 가이드북에서 여행기, 에세이까지 여행자들이 쓴 책도 엄청나게 많이 나왔다. 나도 여행이 취미는 아니지만 기회가 생기면 마다하진 않는지라 여기저기 다니기도 하고, 여행 관련 책들이 재미도 있고 부담없이 읽기도 좋은지라 좋은 책이 나왔다는 흥미로운 광고를 보면 사 읽곤 했다(엊그제 사서 재밌게 읽고 있는 책은 중앙일보 week& 레저팀 7명이 만든 『미국 국립공원을 가다』이다).
요즘은 여기에 글쓰기 열풍까지 더해지면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여행 작가나 여행 칼럼니스트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강좌도 늘어나고, 책도 속속 나오고 있다. 최근에 내가 사 읽은 건 이지상의 『여행작가 수업』과 정숙영의 『여행자의 글쓰기』인데, 아예 제목부터 여행하며 글을 쓰는 여행 작가가 되는 과정을 자세히 소개하는 책이다. 여행작가가 되려는 마음이 있어서는 아니고^^, 이 사람들은 글을 어떻게 쓰는지 사례로 들기 위해서 주문해 읽어봤다.
노란책을 쓴 이는 근 30년 가까이 여행자의 삶을 살아온 배낭여행 1세대로 가이드북, 여행기 등 20여 권의 책을 썼고, 여기저기서 여행작가가 되는 과정에 대한 강의도 많이 하고 있다는데, 책에서도 그런 연륜이 느껴졌다. 하얀책은 10년 정도 된 여성 여행작가의 책인데, 이이도 10여 권의 책을 낸 전문가로, 여행작가가 되는 과정과 정보, 아이디어와 노하우들을 실무적으로 꼼꼼하게 정리해 놓았다. 역마살 껴서 잘 나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뭔 책들을 이리 많이 썼는지 모르겠다.^^
여행작가를 Traveling Writer라 불러야 할지, 아니면 Writing Traveler라 부를지, 둘 다 혼용해서 써야 할지 모르겠는데, 어쨌든 이런 일을 하는 이들이 점점 늘어가는 것 같고, 급기야 이들을 위한 가이드북까지 나오게 된 것 같다. 하얀책 뒷날개에 실린 여행작가가 되려면 글을 공개해 피드백을 받으면서 칭찬은 양분으로 삼고 비판으로 가지를 치다 보면 글이 좋아진다는 대목과, 게으른 여행작가는 힘들어 억지로라도 부지런해지라는 조언이 실제적이다.
'I'm journaling > 숨어있는책, 눈에띄는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미국 국립공원을 가다 (4) | 2016.06.24 |
---|---|
한글 칼리그라피 (0) | 2016.06.22 |
오스 기니스 (2) | 2016.06.09 |
아쉬운 표지, 쓸데 없는 띠지 (2) | 2016.04.14 |
아수라장의 모더니티 (4) | 2016.04.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