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 기니스
Posted 2016. 6. 9. 00:00, Filed under: I'm journaling/숨어있는책, 눈에띄는책
맥주 얘기를 한 김에 최근에 만난 이 양반을 빼놓으면 서운할 것이다. 두어 주 전에 기네스 맥주를 처음 만든 이의 증손자가 한국을 방문했다.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브랜드 가운데 하나인 이 맥주 회사 창업자의 증손자를 술도 잘 안 하는 내가 어떻게 만날 일이 생겼을까.
이이의 이름은 오스 기니스(Os Guinness). 맞다, 『소명』(The Call: Finding and Fulfilling the Central Purpose of Your Life)의 저자다. 성이 같아 농으로 하는 말이 아니라, 사실이 그렇다.^^ 더 재밌는 사실은, 오스(Os)가 20세기 기독교 고전 가운데 첫 손가락에 꼽히는 『주님은 나의 최고봉』(My Utmost for His Highest)를 쓴 유명한 오스왈드 챔버스(Oswald Chambers, 1874-1917)의 이름에서 따왔다는 것. 할아버지가 친구의 이름에서 손자의 이름을 지었단 얘길 직접 들었으니 농이 아닐 것이다.^^
오스 기니스(1941- , D.Phil from Oxford)를 개인적으로 아는 건 아니고, 그레이스 & 머시 재단(G&M) 초청으로 강연차 온 그와 간담회 자리에서 만났는데, 원이삼 선생(Wesley Wentworth), 신국원(총신대), 안동규(한림대) 교수 등을 오랜만에 볼 수 있었고, 개인적인 친분은 없지만 이런저런 자리에서 몇 번 얼굴을 본 박성민 총재(CCC)와도 인사를 나눴다. 아래 왼쪽은 G&M 재단의 문애란 대표이고, 오른쪽은 간담회 통역을 맡은 같은 재단의 김윤희 교수(작고한 CCC 김준곤 목사의 딸).
가볍게 간담회 자리에만 나갈 참이었는데,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고, 기니스 박사가 온 김에 선언문(statement) 비슷한 거 하나 만들자고 해서 문안 만드는 팀이 꾸려져 A4 두 장 분량의 조금 장황한 초안이 왔는데, 너무 길고 지루해 보여 1/3 정도로 싹둑 잘라내 <일상 속의 소명 이루기, 그 시급성에 대한 우리의 응답>이란 타이틀 아래 다시 쓰는 데 숟가락 하나 얹었다. 그래도 문장이 길고 지루해 보인다.^^
간담회장에선 마침 그의 방한을 맞아 작년에 나온 최신간 Fool's Talk을 같은 제목 『풀'스 톡』으로 번역 출간한 출판사 복 있는 사람의 마케팅 담당 문준호 형제를 만났는데, 보내드리려 했다면서 한 권을 건네받았다. 읽고 있는데, 책 머리에 한국어판 해설을 쓴 신국원 교수의 표현이 흥미롭다.
"그동안 펴낸 30여 권의 책을 총괄할 만큼 방대할 뿐 아니라 가장 깊이가 있어 그의 대표작으로 삼을 만하다. 뛰어난 작가에게는 사안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눈이 있다. 또한 본 것을 쉽게 풀어내는 능력이 있다. 기니스는 이 두 가지 은사를 모두 갖춘 탁월한 기독교 변증가이자 사회·문화 비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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