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 정당들
Posted 2016. 4. 1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
내일 모레 총선에 우리 동네에선 1, 2, 3번당에서만 후보가 나오는데, 선거 때면 단골로
나오는 이들이다. 집으로 배달된 선거공보물에 나온 이들의 공약도 전형적인 사업과 구호의
나열이라 특별히 신선해 보이진 않았다. 그보다는 정당별 투표를 도와주는 각 당의 공약
훑어보는 게 재밌었는데, 그 중 한쪽 구석에 세월호 리본을 작게 새겨놓은 데가 있었다.
대개 이런 정당은 메이저급은 아니고 마이너급, 그 중에서도 트리플A도 아니고 더불A급인
경우가 많은데^^, 정당 번호도 두 자리수로 투표용지 하단에 있어 주목을 못 받게 마련이다.
메이저급 정당들이 여러 페이지로 장황하고 번듯하게 도배하는데 비하면 초라할 정도로 달랑
앞뒤 한 장에 자신들의 정책을 소개하는데 그치고 있지만, 내 보기엔 이번 선거의 홍보물
갑(甲)으로 충분하다고 여겨진다. 앞뒷 장 모두 소박하지만 눈길을 끌었다.
내가 흥미롭게 본 건, 앞뒷 장에서 내걸고 있는 슬로건보다 학습지교사를 필두로 다섯 줄에
걸쳐 90여 종의 개별 또는 복합 직업군을 일일이 호명한 것인데, 인형처럼 보이는 사람 그림들과
함께 시선을 끌었다. 물론 여기에는 이들이 정당 이름부터 일하는 것을 내세우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런 시도는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닐 것이다.
그만은 못하지만 버금가는 홍보물은 그린 컬러를 쓰는 당에 주고 싶은데, <대안의 숲,
전환의 씨앗>이란 슬로건 아래 소박해 보이는 핵심공약 12개를 열거하고 있다. 아직 이들은
거대 정당들의 틈바구니를 뚫고 3% 정당 지지율을 넘겨 의석을 가져 가긴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이지만, 꾸준히 이런 목소리를 내다 보면 조금씩 달라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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