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에 꺾인 간판
Posted 2010. 9. 2. 11:4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
새벽 3시에 잠깐 잠이 깼다. 바람은 불었지만 그리 심하진 않았는데, 다시 깬 6시엔 장난이
아니었다. 나뭇잎이 바람에 하늘로 솟구치는 희한한 광경도 보여주고, 베란다 창들은 소리 내며
흔들리고, TV는 연신 뉴스 속보를 내보냈다. 평소보다 한 시간쯤 일찍 출근길에 올랐다.
외곽순환고속도로에서 도로공사의 문자를 받았다. 트레일러가 쓰러져 도로가 혼잡하니
우회하란 안내였다. 조금 밀리기는 했지만 이럭저럭 사무실에 도착했는데, 사무실 건물 길가로
출입금지를 알리는 줄이 둘러 있다.
다행히 출입구쪽엔 줄이 없어 들어갔다가 한 시간쯤 뒤에 나와 보니, 세상에! 6층과 4층
간판이 90도로 꺾여 떨어지기 직전이었다. 건물 벽에 딱 붙어서 오가는 사람들의 눈에 띄어야 할
간판이 태풍의 영향으로 견디지 못하고 이음새가 벌어져 꺾어진 채 위태롭게 매달려 있었다.
6층은 헬스 센터, 4층은 교회인데 홍보와 전도에 갈급했나 보다. 헬스장은 파워가 너무
넘쳤고, 교회는 구령의 열정을 감당할 수 없었나 보다.^^ 더 꺾여져 떨어지면 큰일일 텐데,
지나는 사람들은 안전불감증인지, 강심장인지 줄을 무시하고 안으로들 다닌다.
점심시간에 다시 나가보니 다행히 사다리차가 와서 간판을 떼어 갔다.
점심시간에 다시 나가보니 다행히 사다리차가 와서 간판을 떼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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