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 미디어의 추억
Posted 2016. 9. 5.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
얼마 전에 두어 차례에 걸쳐 지금은 거의 들을 일이 없어진 오래된 강의 테이프들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대부분 정리해 버렸는데, 토요일 오후 소파에 앉아 TV를 보다가 CD와 DVD들이 눈에
들어왔다. CD는 대부분이 클래식 음반들이고, DVD는 많지는 않은데 영화와 뮤지컬, 클래식 연주들이
섞여 있다. 한쪽 구석에는 아내가 듣던 LP들이 꽂혀 있는데, 신혼 때 턴테이블로 듣다가 소니 같은
소형 오디오들이 생기면서 없어진 다음엔 못 듣고 있는 것들이다.
수백, 수천 장씩 모으는 마니아들에 비하면 얼마 안 되지만, 그래도 얼추 CD는 만원, DVD는
2만원씩은 했던 것들이라 살까 말까 망설이기도 하고 하나하나 장만하면서 뿌듯해 하던 추억도
남아 있다. 들을 일이 없어진 카세트 테이프들과는 달리 CD 플레이어가 장착된 오디오와 차 안에서도
매일 들을 수 있고, DVD도 맥북이나 PC로 재생이 가능해 당분간 내다 버릴 일은 없을 것 같은데^^,
어쩌면 내 의지보다는 휙휙 바뀌는 미디어 환경에 달린 건지도 모를 일이다.
마니아들일수록 LP로 듣는 음악과 CD 그리고 MP3 파일로 듣는 게 음질에 차이가 있어 올드
미디어를 선호한다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그런 미세한 귀는 없고, 미디어 욕심도 별로 없는 편이라
(연주자가 누구냐보다 자켓 디자인에 더 관심이 간 적도 있다^^) 그저 편하게 듣는 걸 선호하면서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소극적으로 순응해 온 것 같다. 글쎄, 10년, 20년 뒤에는 또 어떤 변화가
일어나 이것들도 추억의 창고에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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