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담 단풍
Posted 2016. 11. 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
시월의 마지막날 출근길 차량 온도계는 지난 몇 달간 굳건했던 두 자릿수를 무너뜨리고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11월에 접어들면 온도가 뚝뚝 떨어져 중부 지방의 아침 기온이 영하를
기록할 거란 주간 예보도 나오는데, 가을이 이렇게 속절 없이 끝나진 않을 테고, 어떻게든
늦가을의 정취를 맛보고 겨울을 맞아야 할 텐데 마음이 살짝 급해진다.
올 가을 이런저런 이유로 흡족한 단풍을 못 봤다 싶던 차에 돌담 사이와 나무를 타던 빠알간
담쟁이들이 눈을 맞춰왔다. 주위와는 다르게 선명하게 붉은색을 띠고 있어 발걸음을 옮겨 반갑게
조우했다. 비록 나무에 달린 이파리들은 아닐지라도 엄연한 단풍으로 가을 정취를 노래하고
있었다. 단풍 든 담쟁이들은 그들대로, 또 돌담과 나무들은 그들을 받쳐주고 대비해 주는
방식으로 아직 11월 늦가을이 남아 있으니 찬찬히 살펴보라고 속삭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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