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진 나무들
Posted 2010. 9. 8. 11:58, Filed under: I'm wandering/I'm a pedestrian
어제 점심 시간에 모락산을 한 바퀴 돌았는데, 등산로 대부분이 벌써 11월이라도 된 듯 태풍에 떨어져 나뒹굴다 말라버린 낙엽들로 거진 쑥대밭이 되어 있었다. 9월초의 등산로 풍경이 아니었다.
이번 태풍은 아름드리 나무들을 사정 없이 강타해 이렇게 뿌리를 드러낸 게 어제 한 시간 남짓 본 것만 십여 그루가 넘었다. 여간해선 흔들릴 것 같아보이지 않던 나무들인데, 맥 없이 쓰러지고 뽑혀 있으니, 참 무서운 게 자연현상이다.
숲으로 쓰러진 것들이야 한 번 봐 주면 그만이지만, 이렇게 사람이 다니는 길가로 쓰러져 있는 나무들은 피해 가거나 건너 가야 한다. 군데군데 이런 장면이 연출됐다. 아쉬었지만, 이참에 천자문 다시 한 번 해 본다. 석 삼이다.
수풀 림이다. 개중엔 그나마 볼 만하게 쓰러져 있는 나무도 보인다. 평상시엔 저런 구도가 나오지 않는데, 흔들려 넘어지다가 옆에 있던 나무에 걸려 잠시 그 품을 의지하는 것 같았다. 몇 걸음 더 와서 올려보니 그 와중에도 열 십자 형상을 하고 있다. 철거반이 교회 다니는 이라면, 이 나무는 그냥 이대로 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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