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아침 산책
Posted 2010. 9. 15. 12:01, Filed under: I'm wandering/I'm a pedestrian
남산에 있는 서울유스호스텔에 머물면서 둘째 날 아침 남산타워가 있는 팔각정까지 다녀올
요량으로 혼자 산책길에 올랐다. 6시가 조금 넘은 시간, 날은 밝았지만 잔뜩 흐려 있었다.
잘 정비된 산책로를 지나자 계단 오르막길이 길게 이어지고, 위로는 케이블카 전선이 보인다.
요량으로 혼자 산책길에 올랐다. 6시가 조금 넘은 시간, 날은 밝았지만 잔뜩 흐려 있었다.
잘 정비된 산책로를 지나자 계단 오르막길이 길게 이어지고, 위로는 케이블카 전선이 보인다.
야트막한 성곽길이 나오다 끊어지곤 했다. 방어용인 다른 산성들에 비해 경관용으로
보일 정도로 낮고 아담했고, 풀과 담쟁이들로 정감이 넘치는 성곽이었다. 돌담의 키를 조금
높게 해 준 담쟁이가 귀여웠다.
제법 긴 계단길을 오르니 케이블카 종점이 나오면서 봉수대가 보인다. 전화나 이메일,
문자가 없던 시대에 파발마로도 안 되는 시급한 일을 산 위에서 나는 연기 색깔로 메시지를
전했겠지.
팔각정 안엔 방향별로 벤치가 놓여 잠시 앉아 주변 경치를 둘러보기에 좋은데, 개중엔
새벽 선잠을 보충하려는 듯 누워 긴 휴식을 취하는 이들도 있다. 팔각정은 새로 보수, 단장한
것인지, 어렸을 때 그러니까 6, 70년대 기억과 별로 일치되는 구석이 없었다.
광장 한쪽 나무를 깔아놓은 곳에선 십여 명이 새벽 체조에 열중이었다. 인도자의 구령아래 요가인지, 중국 무예에서 온 건지, 아니면 토속 몸풀기인지 가벼워 보이지만 진지한
자세로 아침 공기를 들이쉬고 내뿜고 있었다.
이번 태풍의 여파가 남산에도 미쳤는지, 고목 몇 그루가 깊이 패여 쓰러져 있었다.
뿌리가 워낙 깊고 촘촘한데도 수십 년 잘 버티다가 끝내 쓰러진 것 같았다. 엉뚱한 생각이지만,
이런 나무는 옮기지 말고 그냥 쓰러진 채로 두는 것도 멋져 보인다.
하산길엔 날이 더 밝고 새로 올라오는 이들이 끊이지 않는다. 걷는 이들이 대부분이지만,
하산길엔 날이 더 밝고 새로 올라오는 이들이 끊이지 않는다. 걷는 이들이 대부분이지만,
개중엔 조깅이나 마라톤 연습을 하는 이들도 보인다. 왕복 한 시간 조금 더 걸렸는데,
숙소에 들어서니 모두 일어나 있고, 혼자서만 새벽 산책 즐기기냐고 흘기는데, 아까 나설 땐
분명히 단잠에 빠져들 있더니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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