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9일 저녁 광화문 풍경
Posted 2016. 11. 20.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지인의 아들 결혼식으로 강남역에 갔다 돌아오니 4시여서 잠시 망설여졌지만, 옷을 갈아 입고
배낭에 깔판과 생강차를 담은 텀블러를 넣고 광화문을 향했다. 6시쯤 도착해 광화문 광장에 진입하니
지난주 만큼이나 인산인해 앉을 자리가 없어 한참을 까치발을 들고 서 있어야 했다. 광장 북단은
어떠려나 해서 걸음을 옮기다 보니 한 주 사이에 새로 터진 뉴스를 풍자한 손팻말이 등장했다.
누군가 나눠준 풍선을 아이처럼 한참 들고 다녔다.
세종문화회관 대강당과 소강당 사이 통로 위 벽면을 거의 감싸며 크게 건 대형 배너의
글귀와 그림이 인상적이다. 공공건물이니 시민들이 걸 수는 없었을 텐데, 이 큰 걸 누가 내걸었을까?
광장에 앉아 있는 박원순 시장의 서울시에서 내건 걸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다. 커피 한 잔
하면서 쉬고 있는 부부를 대신해 강아지도 단단히 한몫 했다.
집회가 계속되고 있는 광화문을 지나 행진이 허용되는 마지막 지점인 내자동 방면에 이르니
버스 차벽으로 경찰의 최종 방어선이 구축돼 있었다. 집회가 끝나는대로 행진이 예정돼 있다는데,
벌써부터 그 앞에 서서 퇴진 구호를 외치는 사람들이 속속 늘어나고 있었다. 지난주와 이번주
시민들은 촛불과 함께 저마다 하고 싶은 말을 적은 다양한 도구들로 의사 표시를 했다.
길게 늘어선 경찰차들엔 난데 없이 꽃이 피었다. 누군가 붙이기 시작하면서 수십여 대의 버스에
새로 도색하다시피 잔뜩 붙여 놓았다. 경찰, POLICE가 안 보이도록 빽빽하게 붙였는데, 경찰이 이런
마인드면 얼마나 좋을까. jtbc, CBS 노컷뉴스를 비롯해 취재 차량들도 많이 봤는데, 방금 찍은 사진들을
전송하려는듯, 어두운 운전석에서 작업에 열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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