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학 포스터 몇 장
Posted 2016. 12. 23.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영화, 전시회 풍경
점심 때 모락산 사인암에 올랐다가 계원대 후문을 지나 운동장으로 내려오는데, 1년 넘게
공사중이라 설치해 놓은 임시 경량 벽면에 각종 포스터와 전단지들이 붙어 있었다. 보통은 빠르게
지나치는데, 포스터 그림 몇 개가 흥미를 끌어 잠시 훑어봤다. 어디서 주관하는 건진 모르겠지만,
다음달에 가평에서 열리는 캠프에서 선생님이 되어보자는 포스터 그림과 글짜 폰트는 내용과
잘 어울려 보는 이들의 마음을 조금 움직일듯 싶었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n포 세대라 불리는 요즘 청년들의 최대 관심사 또는 핫 핫 이슈는 역시
졸업 후 직업을 갖는 건데, 디자인과 미술에 특화된 이 학교도 사정이 만만치 않은지 Job Fair를
한다는 포스터가 눈에 띄었다. JOB이란 세 글자를 건물로 형상화해 직업 또는 직장에 진입한
이들과 진입할 이들을 두루 보여주려는 것 같은데, 현실을 반영한 건지 레고 인형처럼 보이는
그림 속 인물들은 표정이 안 보이고, 생동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 옆엔 기독교 재단인 이 학교 안에 있는 대학교회에서 붙인 단순해 보이는 포스터가 보였는데,
영어로 써 있어서 그렇지, 성경대학이나 신학교도 아닌 일반 미술대학에서 Pre-Missionary Club
(예비 선교사 동아리)을 개설한다니 흥미로웠다. 작은 글자로 선교에 헌신한 사람들이 겨울방학 동안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구체적인 다음 과정을 찾아가는 걸 도와준다는 모임 안내였다.
다들 졸업 후 취업에 목숨 걸고 구체적으로 준비하기에 바쁜 시대에 예비 선교사라니, 생각하기
따라서는 한가해 보일 수도 있지만. 대학 시절이니까 이런 경험과 모험도 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이런 모임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이들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지만, 남들이 뭐라 하건
소명을 발견하면서 자기 길을 꿋꿋이 가는 친구들이 점점 늘어나야 할 텐데, 현실은 그 거꾸로
흘러가는 것 같아 쌀쌀해진 날씨 만큼이나 몸을 사리고 움추리게 만드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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