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 있던 이파리들
Posted 2017. 5. 3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다른 집들처럼 베란다에 화분 몇 개 두고 일주일에 한 번 물 주길 오래 계속하고 있는데,
서향집이라서인지 몇 년 못 가고 시들해지는 것들이 여럿이다. 영 가망이 없어 보이는 건 한쪽
구석에 밀어 놓았다가 다른 걸 심기도 하는데, 두어 달 전에 큰 잎을 가진 화초 하나도 그러했다.
몇 해 동안 잘 자라던 이파리 네 개 가운데 셋이 시들고 달랑 하나만 남아 안 되겠다 싶어 시든
가지를 잘라내니 영 볼품이 없어져 구석진 자리에 놓고 물만 주고 있었다.
얼마 못 가서 마저 시들겠거니 했는데, 의외로 죽지 않고 잘 버텼다. 덕분에 은근슬쩍 잠입해 온
토기풀들만 신났는데, 두세 주 전부터 다른쪽 줄기에 잎이 하나씩 말려 있다가 펴지면서 다시 세 개가
됐다. 신기해서 자세히 살펴보니, 안쪽에서 한두 개 더 펼칠 모양새다. 시든 이파리들을 잘라낸 게
남은 하나에 집중하는 효과가 있었던 걸까. 날이 따뜻해지면서 숨어 있던 왕성한 생명력을
보이는 것 같은데, 이번엔 죽이지 않고 잘 길러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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