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단산 3단폭포
Posted 2017. 7. 12.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행오랜 가뭄으로 거의 말라붙었던 검단산 계곡에 며칠 장대비가 쏟아지면서 좔좔좔 시내가 흐르기
시작했다. 몸을 담굴 정도는 아니지만, 무릎까지 차는 곳도 몇 군데 생겨 2, 30분 정도 쉬엄쉬엄 걸어
오르면 물 흐르는 소리와 함께 아담한 계곡을 만날 수 있다. 바라만 봐도 시원하지만, 일단 차가운
계곡물에 손을 넣어 허푸허푸 얼굴을 씻고 신발 벗고 발을 담근 다음에야 숨을 돌리면서 키 큰
낙엽송들 사이로 하늘을 바라보며 더위를 식히는 게 통과의례다.
물 흐르는 소리를 들으면서 산길을 걷는 것도 장마와 함께 찾아오는 귀한 선물인지라 반갑기
그지없는데, 조금 올라가다 보면 계곡의 낙차로 작은 폭포를 이룬 곳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뚝뚝
감질나게 떨어지던 물방울 대신 제법 콸콸 내려찍는 물줄기가 장쾌하기도 하고 시원하기도 하다.
물론 낙차가 아주 크진 않고 1m가 채 안 되는 것들이 대부분인지라 폭포수 코스프레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이런 산을 지척에 두고 있다는 게 새삼 즐거워지는 순간이다.
작지만 3단 폭포를 이루기도 하고, 나무와 바위와 담쟁이들과 이끼들과 어우러져 나름 준수한
풍경을 연출하기도 하는데, 여기에 시간대에 따라 달리 보이는 채광까지 받쳐주고, 새 소리도 들리고,
가끔 바람까지 지나가면 한여름 산중계곡의 매력은 쉬 일어나지 못하게 할 만큼 크다. 피서를 할라치면
여기까지면 족하지만, 산행을 할라치면 붙잡는 계곡을 뒤로 하고 차가운 물에 담궜던 등산수건을
목에 걸고 부지런히 올라갔다가 하산길에 들려 땀을 씻어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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