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로잔에 오다
Posted 2010. 11. 7. 05:00, Filed under: I'm traveling/Wonderful CapeTown로잔 대회에 예수님이 오셨다. 웬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냐고? 아, 좋은 사람들이 많이 모여 예수님이 함께하신 대회를 말하는 거냐고?
아니다. 실제로 예수께서 친히 대회에 찾아오셨다. 그것도 참가비를 내고 정식으로 등록하셔서 말이다. 그분도 나처럼 당당히 등록 명찰을 차고, 대회 내내 프로그램에 참여했으며, 대회장에서 강의를 들으면서 웃고 눈물 지으셨다. 그리고 기어이 내 눈에 띄어 내게도 찾아오셨다.
대회가 끝나기 전날, 비로소 이 유명한 분을 잠깐 만나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그는 필리핀 국적을 갖고 있었다. 그의 이름은 놀랍게도 Jesus Jr. Espina였다.^^
목에 거는 명찰엔 보는 사람이 부르기 쉽도록, 가령 Jaeseog 같은 내 이름을 그대로 쓰면 외국 사람들은 열이면 열이 발음을 잘 못하기 때문에 얼마 전부터 부르기 쉽도록 Jayson이라고 쓰듯이, 이 친구가 장난끼로 또는 튀려는 마음에서 조금 특이한 닉네임을 붙였겠거니 했는데, 현직 목사로(장난할 직업은 아니다^^), 그의 부모가 아들을 낳자 이름을 예수 2세라 붙였단다(바꿀 수도 없었겠다^^).
Jesus Jr.까지는 아니지만, 케이프타운에 도착한 다음날 키르텐보쉬란 유명한 식물원을 구경했는데, 구경을 마치고 기념품샵에서 나와 일행을 기다리던 중 재미있는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있는 청년을 봤다.
호기심이 발동해 다가가 말을 건네고 사진 한 장 찍자고 하니, 쌩뚱맞은 표정을 지으면서도 선글라스를 낀 제법 에지있는 포즈를 취하며 이방인의 요청을 들어주었다. 뉴욕 양키즈를 패러디한 Zoo York 폰트가 선명하고 양키즈 로고에도 Z자가 들어가 있었다.
어느 동물원에서 파는 티셔츠인지, 아니면 단순히 재미있게 꾸민 티셔츠인지 모르겠지만, 식물원에서 동물(원) 티셔츠를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p.s. 오늘 오후에 안개 낀 검단산을 올랐는데, 정상 가까이에서 앞서가는 청년이 입은 붉은색 티셔츠 뒤에도 작은 글씨로 Zoo York이 몇 줄 새겨져 있었다. 신기해하면서 따라가 말을 걸려다가 참았다. 그러고보면 Zoo York 티셔츠는 많이 볼 수 있는데, 촌스런 나만 못 보다가 외국에서 해프닝을 일으킨 건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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