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옆 둘레길 산책
Posted 2010. 1. 11. 23:44, Filed under: I'm wandering/I'm a pedestrian
어제는 오랜만에 1부예배에 참석했다.
주방당번 주일이라 2부예배 중간 시간대부터 밥솥과 접시 등을 미리 옮겨놔야 하기 때문이다.
한 시간 정도 여유가 있어 학교 옆 명일근린공원을 산책했다.
눈은 길 건너 하이츠 옆 허름한 건물들의 평소 누추한 모습을 가려주었지만, 가난까지 덮어주진 못한다.
아름드리 통나무를 기계로 잘라 모아 쌓아둔 곳에도 눈이 쌓였다.
기둥으로 쓰일지 가구로 쓰일지, 아니면 다시 작게 쪼개져 장작으로 쓰일지 알 수 없지만,
황태 덕장처럼 겨우내 눈을 맞으면 더 튼실한 나무가 되나 보다.
벤치 위엔 누가 준비했는지 모르지만 한 상 수북이 차려져 있다.
벤치 위엔 누가 준비했는지 모르지만 한 상 수북이 차려져 있다.
오른편이 파여 있는 걸로 봐서 역시 연장자가 앉는 자리인가 보다.
산속배드민턴클럽 사람들이 눈을 쓸어냈지만, 이 추위에 배드민턴 칠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지 모를 일이다. 국화과의 한 식물이 있던 곳도 눈으로 완전히 덮였다.
산속배드민턴클럽 사람들이 눈을 쓸어냈지만, 이 추위에 배드민턴 칠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지 모를 일이다. 국화과의 한 식물이 있던 곳도 눈으로 완전히 덮였다.
털머위가 무슨 색인지 몰라도, 눈속에서도 자기 존재를 알리는 걸로 봐서 올가을엔 잊지 말고 봐 주기로 한다.
빗물과 눈 녹은 물이 흘러 들어가는 하수구 입구를 눈이 에워쌓다.
며칠 뒤 자신들이 소임을 다하고 녹을지라도 군말없이 넉넉하게 받아줄 때 이 노래를 부르지 않을까.
그대 있음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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