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골 뒷골목
Posted 2011. 1. 4. 17:38, Filed under: I'm wandering/I'm a pedestrian
월화 양일간 남산에 있는 유스호스텔에서 스탭수련회가 있었다. 스물 댓쯤이
함께했는데, 프로그램 중 늦은 오후부터 저녁식사까지 추첨한 짝끼리 남산이나
명동을 다니면서 서로 알아가는 순서가 있었다. 나는 본의 아니게 짝이 감기 몸살이
심해 숙소에 쉬게 하고 혼자 명동을 쏘다니는 행운(?)을 맛봤다.
이 호스텔은 옛날엔 중앙정보부가 있던 자리에 개축한 것으로, 남산 산책로로
바로 연결된다. 명동 쪽으로 내려가는 길목에 400년 된 은행나무가 서 있었다.
높이가 21m에 달하는 나무엔 까치둥지가 여럿 있었다. 찍을 땐 몰랐는데
마침 나무에서 놀던 새 한 마리가 푸드득 날아간다.
이런 곳에 이런 교회가 있었나 하는 교회가 구석진 곳에 서 있었다. 위치뿐
아니라 양옥과 한옥이 섞인 건축 양식, 십자가 위치도 흥미로웠다. 이름도 서울
전역을 커버했을 법한 한양교회였다.^^
차가 지나가기 어려워보이는 폭이 3m가 채 안돼 보이는 좁은 골목길을
오랫만에 걸었다. 강북, 그것도 주거 밀집지역에나 가야 남아 있는 골목길이다.
내가 태어나고 자란 용산도 저런 골목이었지.
문득 하늘을 보니 이제는 많이 낯선 풍경이 된 TV 안테나가 달려 있다.
5분 남짓 걸어 골목길이 끝나는 지점부터는 명동과 도심 번화가가 펼쳐지건만,
이 길을 걷는 잠깐 동안 내 기억은 3, 40년 전으로 돌아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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