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눈길 산책
Posted 2010. 12. 30. 16:08, Filed under: I'm wandering/I'm a pedestrian
점심 시간을 이용해 모락산 사인암을 다녀 왔다. 올해 산책은 끝났다 생각했는데,
밤새 온 눈이 쌓인 창밖 풍경을 도저히 보고만 있을 수 없어 점심식사 대신 기꺼이 산책을
택했다. 서랍에서 아이젠과 목장갑을 꺼내 산책을 시작했다.
눈길 산책하기 아주 좋은 날씨였다. 눈은 쌓여 있고, 기온은 그리 낮지 않은데다가
바람마저 없고, 한낮이라 햇볕이 살아 있는 더없이 좋은 환경이었다. 눈길이라 보통
때보다는 스피드가 나지 않았지만, 그래도 즐겁고 상쾌하다.
오늘의 묵상 컨셉은 엉뚱하게도 눈에 만약 점성이 있거나 유성이 있다면 어땠을까
하는 것. 머리 위로 흩뿌리는 눈을 살짝 맞으면서 해본 생각이다. 눈에 그런 성분이
없어 얼굴에 닿아도 아프지 않고, 옷에 묻어도 털면 된다는 게 새삼 고맙다.
중간중간 큰 바위들에 눈이 수북히 덮여 평소와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제법 두껍게
중간중간 큰 바위들에 눈이 수북히 덮여 평소와는 다른 모습을 보인다. 제법 두껍게
덮어 누르고 있지만, 아래까지 다 덮진 못했다. 바위도 나름 성깔이 있나 보다.
주위 나목들과 땅에 쌓인 눈들이 한데 어울려 설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봄가을엔 20분 조금 더 걸리는 사인암까지 눈길에 중간중간 사진 찍고 하니
30분이 조금 더 걸렸다. 저 눈덮인 바위산 아래는 급한 낭떠러지다.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잠깐이라도 안 올라가 볼 수 없다. 올라가면 관악산과 청계산, 수리산이 보인다.
사인암까진 오르막길이 계속돼 팔꿈치 안쪽 접히는 부분에서 살짝 땀이 났다.
내려오는 길은 아이젠으로 조금 수월하다. 다 내려와 아이젠을 풀고 묻은 눈을
탁탁 털어낸 다음 신호등 건너 사무실에 들어오니 딱 1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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