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첫날 산성 해돋이
Posted 2011. 1. 1. 10:11, Filed under: I'm wandering/I'm a pedestrian
신묘년 첫날 새벽에 남한산성으로 해돋이 발걸음을 했다. 그 동안 별 의미를 발견할 수 없던 송구영신 예배에 가지 않고 일찍 잠을 청했다. 멀리 가거나 높이 오르는 게 아니어서 일출 여행이라 부르기엔 뭐하지만, 어쨌든 해돋이를 구경하기 위해 남한산성으로 차를 몰았다.
전날 신문에 서울 근교 해돋이 명소 몇 곳이 나왔는데, 그 중 하나로 꼽힌 남한산성 수어장대를 가기로 맘 먹고, 일출 예상시각인 7시 40분 어간에 맞추려고 6시 반쯤 집을 나왔다.
남한산성 주차장들은 이미 미어터졌고, 사람들은 인파를 이루고 있었다. 신문에 나오지 않았더라도 평소에도 워낙 가까워 접근하기 좋은데다가 산책 코스가 잘돼 있어 차로 오는 사람들 말고도 아래서부터 등산해서 오는 남녀노소 사람들로 붐볐다.
일출 예상시각까지는 30여 분 남아 사람들은 전망이 탁 트인 시야 좋은 곳을 확보하기 위해 계단을 오른다. 개중엔 밤을 새고 온 청춘들도 있고, 꼭두새벽부터 추위를 녹여가며 기다리는 이들도 꽤 되는 것 같았다.
남문을 지나 수어장대 조금 못 미친 전망이 확보되는 산성 담옆에 십여 분 삼각대를 놓고 기다리는데, 아무래도 구름 때문에 해 보기가 어려울 것이란 말들이 들려 온다. 역시 예상시각이 지났는데도 기미가 없자 사람들은 슬슬 하산하기 시작한다. 하산 인파가 저 멀리 산성길들을 가득 채웠다.
주차장을 빠져 나오는 데만 한참 걸릴 것 같아 성남 방향으로 나와 내려오는데, 차창 뒤로 이미 떠 오른 해가 비취고 있었다. 일출색이나 분위기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올해의 첫 해를 산상에서 잠시나마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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