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외천의 훠궈
Posted 2011. 4. 11.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Joyful Taipei타이베이에 안 가 본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타이베이 여행에 큰 매력을 느끼지 못한다. 일본이나 홍콩이라면 몰라도 대만이라면 별로 구미가 당기지 않는 게 현실이다. 타이베이를 두 번 다녀온 후 여기 좋다고 해도 로즈마리는 크게 기대하지 않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단 한 가지. 그녀의 여행 동기를 자극한 건 그곳에 가면 훠궈를 먹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여행 마지막날 점심에 훠궈를 먹기 위해 천외천(티안와이티안)을 찾았다. 전엔 대만대학점을 갔는데, 이번엔 숙소 근처의 시먼딩점을 찾아 갔다.
훠궈(火鍋)는 중국식 샤브샤브로 영어로는 Hot Pot쯤 된다. 천외천에서는 6-7개의 육수 가운데 파티션 된 냄비에 두세 가지를 택해 함께 끓이면서 야채와 육류, 해산물 등을 구미대로 갖다가 데치거나 끓여 먹는다. 맛도 좋았지만 냄비도 탐이 났다.^^
맑은 탕과 김치 탕이 우리에겐 무난한데, 카레 맛 등 다양한 맛을 주문할 수 있다. 모두 여섯 명이 간 우리는 두 개 짜리와 네 개 짜리를 시켜 먹었는데, 내겐 김치탕과 맑은 청탕이 입에 맞았다.
고기와 해산물, 야채를 찍어 먹는 쏘스도 각자 기호대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데, 너무 종류가 많았고, 뭐가 뭔 맛인지 잘 알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이것 저것 시도해 봤다.
한쪽 면엔 냉장 보관돼 있는 야채, 육류, 해산물이 정말 풍성하고 다양했다. 점심이 아니고 저녁이었으면 좀 더 다양하게 시도해 봤을 것이다. 과일 코너엔 구경도 못해본 열대과일류가 그득했다.
이름은 끓여 먹는 훠궈집이지만, 디저트로만 배를 채워도 될 것 같았다. 사실 열대과일을 이렇게 다양하게, 그리고 먹기 좋게 디스플레이해 놓은 곳도 흔치 않은데, 마음 같아선 두 번 와서 한 번은 과일로만 배를 채워도 절대 손해가 아닐 것 같았다.
내가 외국에 오면 즐겨 먹는 주황색 메론 캔터룹을 맘껏 갖다 먹었고, 파인애플도 한국에서 먹는 것과는 당도가 다르고 신 맛이 거의 나지 않는 게 달콤했다. 다른 사람이 가져 온 이름 모를 과일도 한 쪽씩 맛을 봤는데, 어떤 건 입에 잘 맞았지만, 보기와는 다르게 약간 입에 안 맞는 것도 있었다.
과일류 외에 케이크류도 30여 종 넘게 있는데, 이쯤 되면 내가 아무리 먹는 걸 좋아해도 더 이상은 들어갈 배가 없다. 결국 이쪽은 눈길만 주고 와야 했다. 다음에 따로 포스팅하겠지만, 이 집엔 이 외에도 아이스크림 코너가 있는데, 놀랍게도 하겐다즈였다. Wow!
1인당 475원이니까 2만원이 조금 안 되는 가격 - 저녁 땐 100원 정도 비쌈 - 으로 이렇게 먹을 수 있다는 건 타이베이 여행이 주는 특별한 즐거움이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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