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북한산 기행
Posted 2011. 4. 28.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I'm a pedestrian
주차하고 백련사 쪽으로 올라갔다. 이름은 있어 보이지만 작은 절이었다.
주말 오후인데다 최근 둘레길이 생겨 등산객들 외에 산보객들도 많다.
날씨가 좋겠거니 하는 생각에 반팔 티셔츠 위에 가벼운 점퍼만 입고
갔는데, 바람이 많이 불어 땀이 날 겨를이 없었다. 그래도 진달래 능선이
시작되는 곳까지 계속 오르막이어서 등산하는 맛이 있었다.
오르막이 끝나는 지점부터 대동문까지는 진달래 능선이 길게 펼쳐진다.
로즈매리와 백운대까진 무리여서 능선을 만난 다음 조금 더 가 보고 돌아올
생각이었는데, 활짝 핀 진달래 길이 좌우로 펼쳐지는데다가 완만한 산책길이
이어져 힘든 줄 모르고 걷고 구경하고 사진찍었다.
멀리 인수봉-백운대-만경대 등 북한산의 8백m대 주봉들이 보인다.
역시 검단산이나 예봉산 같은 동네산들에 비해 그 포스가 다르다. 다음엔
백운대에 함께 올라가자고 할 것 같다.^^
요란한 소리가 나길래 고개를 들어보니 나무를 열심히 쪼아대는
딱다구리였다. 처음엔 가로 사진을 몇 장 찍었는데, 로즈매리가 이런 건
세로로 찍는 거란다. 그녀 말이 맞는 것 같았다.
능선이 끝나고 산성이 나오려는지 낮은 돌담 계단길에 접어든다.
운치가 느껴진다. 그리곤 오늘의 목적지 대동문이다. 북한산도 남한산성
같이 산을 둘러싸고 산성을 쌓아 올렸는데, 북한산에 오르려면 어느 방향으로
오르든지 이런 산성 입구를 통과해야 한다.
남한산성도 그렇지만, 이렇게 밖에서 보는 산성과 안에 들어가 보는
산성은 느낌이 많이 다르다. 일단 높이부터 안쪽이 높게 마련이고, 안은
넓은 마당처럼 되어 있어 쉬어 가기 좋다.
이상하게 북한산 근처에 오면 '북한산 기행'이란 말이 떠오르고
주저하지 않고 쓰게 된다. 어디서 많이 읽거나 들어본 말이어서 그런 것
같고, 뭔가 있어보이기 때문인 것도 같다. 오늘의 산행은 북한산 기행이라
하기엔 너무 짧았지만, 그래도 북한산은 언제나 북한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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