딘타이펑에 가는 재미
Posted 2011. 5. 3.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Joyful Taipei타이베이를 처음 여행한다면, 꼭 가봐야 하는 Big 3 또는 Top 10에 들만한 레스토랑 딘타이펑(鼎泰豊, 크고 풍요로운 솥이란 의미). 이번에 간 6명 가운데 셋은 2008년 10월에도 함께했는데, 이구동성으로 재방문지로 첫손가락에 꼽았다.
시먼딩(西門町)에 있는 호텔 체크인을 하고 조금 늦은 점심을 위해 이번엔 본점이 아닌 중산점을 찾았다. 지난 번 신의로에 있는 본점을 찾아갔을 땐 번호표를 받고 40분 넘게 기다렸다 들어갔는데, 다행히 자리가 있었다.
애피타이저로 청경채 볶음을 주문하니 뭔 일인지 오늘은 안 된단다. 뭐여! 재료 준비가 안 된거야. 할 수 없이 비슷한 채소류를 하나 주문했는데, 다들 괜찮은 맛이라며 반색한다. 스타트가 좋군.
대표 메뉴 샤오롱바오(小籠包)와 새우가 들어간 것을 두 판씩 시켰다. 한 입에 들어가는 크기지만, 그냥 입에 넣지 않고 스푼에 올려 젓가락으로 작은 구멍을 뚫어 육즙을 흐르게 한 다음 만두와 국물을 따로 먹는다.
위에 새우를 넣은 샤런 샤오마이는 모양과 탱탱한 새우의 씹히는 맛에 인기가 있다. 값도 조금 더 나간다. 만두류는 사족을 못 쓰는 내가 맘 놓고 먹는다면 혼자 우리가 시킨 네 판은 거뜬히 먹을 수 있을듯.^^
강남역에도 이 집이 있어 두어 번 가 봤는데, 타이베이의 맛은 나지 않았다. 아마도 개방형 주방의 포스랄까 프라이드가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다. 모자에 마스크에 앞치마에 주방 요리사들이 아니라, 미세 공정을 세팅하는 숙련공들 같다.
대만대를 거쳐 곤돌라를 30분 정도 타고 올라가는 마오콩에 갔다가 늦은 저녁으로 미쯔비시 백화점 지하의 푸드코트를 찾았는데, 여기도 지점이 있었고, 대기 손님들로 북적거렸다.
딘타이펑엔 샤오롱바오만 있는 게 아니다. 대만 면 음식의 대표격인 우육면(牛肉麵)도 먹어봐야 한다. 국물이 꽤 진해 보이는데, 우리 입맛엔 느끼하다. 면은 일본 라멘 같은 굵기며, 큼지막한 쇠고기덩이가 몇 개 들어 있다. 국수가 없으면 갈비찜탕으로 보이겠다.
이 집의 샤오롱바오에 대해선 대부분 호평 일색인데, 이 뉴로미엔에 대해선 평이 엇갈리는 것 같다. 육계장 생각이 났지만, 그래도 중간 이상은 되는 것 같았다.
기왕 이 집에 온 김에 다른 것도 시켜봤다. 면파인 나는 소수파고, 밥파가 압도적이라 볶음밥에 돼지갈비를 얹은 걸 시켜 한쪽식 나눠먹었다. 밥과 갈비가 둘 다 맛있다. 샤오롱바오가 퀄리티 스타트였다면, 이건 홀드 정도.^^
이쯤에서 마무리하기가 살짝 아쉬워 이번엔 찐빵류를 디저트로 시켰다. 단팥 들어간 것도 괜찮았지만, 세이브를 올린 건 흑임자 들어간 빵. 어찌나 부드럽고 촉촉하던지 모두들 엄지손 내밀며 쵝오!를 외친다.
이 집은 원래 1958년 소매점으로 시작해 1974년에 샤오롱바오를 파는 식당으로 전업했다고 한다. 1993년 뉴욕타임즈가 꼽은 세계 10대 레스토랑에 아시아에선 유일하게 끼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고, 2010년엔 홍콩점이 미슐랭 별표 하나를 받기에 이른다. 현재 아시아 주요 국가들과 미국, 호주 등지에서 성업중이다.
브로셔를 보니 샤오롱바오 외에도 먹어볼 만한 게 여럿 있었다. 찻잎도 따로 팔고, 인터넷 주문도 가능했다(dintaifung.com.tw). 국내에도 들어와 있다.
들어갈 땐 시장들해서 그냥 지나친 마스코트를 그냥 지나칠 수 없다. 그런데 바로 건너편에 낯익은 간판이 보인다. 애프터눈티로 알려진 로즈하우스가 딘타이펑과 마주보고 있었던 것.
대만대 산책 일정 때문에 그냥 돌아서야 했지만, 다음에 다시 온다면 당연히 이 두 집을 한데 엮는 스케줄을 짤 것이다. 이 집의 달달하고 향기 좋은 과일차 맛을 잊을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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