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리났다
Posted 2011. 8. 11.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Colorful Chicago
시카고 다운타운에서 가장 번화한 곳 중 하나인 미시간 애비뉴(Michigan Avenue)를 걷다가 사람들이 몰려 있길래 무슨 일인가 해서 가 보니, 사람보다 큰 검은 개 두 마리가 보도에 누워 있고, 지나가던 흑인백인 어른아이 할 것 없이 발걸음을 멈추고 신기해 하며 즐거워하고 있었다.
어린이들이 개를 좋아하는 건 세계 어디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 쌍둥이처럼 보이는 두 꼬마 아가씨가 엄마빠의 손을 벗어나 자기들보다 몇 배는 더 되는 개 앞에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자연스러운 동작이 많이 해본 것 같았다.^^
이 꼬마 아가씨 한 손을 턱에 괴고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넌 왜 이렇게 큰 거니? 넌 언제부터 이렇게 컸니? 넌 무얼 먹고 자라니? 너희도 우리처럼 쌍둥이니? 나도 니들처럼 인기 있을까?
이분들은 뉘시기에 이리 환영 받는 걸까? 7월 2일 토요일 오후 시카고는 매우 화창하면서도 무더운 날씨였는데, 이 친구들도 더위에 못 이겨 입을 벌리고 긴 혀를 연신 내밀었다. 아이고, 더워라! 팬들의 환호와 갈채도 좋지만, 시원한 물 어디 없수? 한 드럼쯤 갖다줄 분 없수?
이번엔 청소년들이 좀 더 적극적인 포즈를 취한다. 개의 목을 쓰다듬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무릎을 꿇고 뺨을 들이대 부비고, 여친들은 좋아라 하며 사진에 담는다. 매우 순한 건지, 아니면 훈련이 잘된 건지 개들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응해 준다. 역시 대세는 스마트폰인듯 구경꾼들은 저마다 폰을 꺼내 이 특별한 장면을 찍고 전송하고 난리들이다.
모자를 쓰고 서 있는 이가 개 주인인데, 이 양반 이 날 시카고 사람들에게 큰 기쁨을 선사했다. 이들이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몰려들었을 테고, 그러면 몇 걸음 안 가 멈춰서서 팬들의 열화같은 사진 공세를 못 이기는 듯이 묵묵히 받아주었을 것이다.
'I'm traveling > Colorful Chicago'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카고에서 레드불을 마셔봤다 (2) | 2015.07.08 |
---|---|
3년만의 시카고 세 시간 반짝 나들이 (2) | 2014.08.11 |
We're There (2) | 2011.08.07 |
Need Some Quiet Time? (2) | 2011.08.04 |
중앙역 (2) | 2011.08.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