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단산 상고대(서리꽃)

설 연휴 마지막날. 화요일까지 하루 더 쉬기로 해 1박2일로 여행을 가려 했으나, 무턱대고
안 가겠다는 고딩 때문에 시간이 생겨 점심 먹고 혼자 검단산에 올랐다. 보통 땐 애니메이션고
쪽으로 오르거나 산곡초등학교 근처에 주차하고 오르곤 했는데, 오랫만에 유길준 묘 쪽으로
올라간 후 애니고로 내려오는 방향을 잡았다. 가장 긴 코스일 것이다(그래도 집에서 왕복 
세 시간이면 충분^^). 연휴라서 그런지 등산객이 꽤 많았다. 눈 쌓인 길이 제법 미끄러워
중간에 아이젠을 착용했다.
 

한참을 오르니 드디어 시야가 탁 트이는 길이 나오는데, 오른쪽으로는 정상부가 보이고
왼쪽으로는 양평 쪽 풍경이 넓게 한 눈에 들어온다.
 

정상으로 향하는 능선을 거의 올라 정상을 목전에 두고 멋진 풍경이 기다리고 있었다.
처음엔 눈꽃인가 했는데, 상고대였다. 애니고 쪽 정상부에선 볼 수 없던 풍경이다.
상고대는 한자어 같지만 일본에서 건너 온 말로, 우리말로는 서리꽃이라고 한다.

3시 반 무렵의 정상엔 수십 명이 정초 산행을 즐기고 있었다. 오전과 점심 땐 미어터졌을
것 같다. 상고대를 본 마당에 정상 풍경은 그리 눈에 들어오지 않아 바로 헐떡고개를 내려오니
헬기장 쪽 계곡엔 상고대만큼은 아니어도 눈 덮인 바위들이 또 다른 근사한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