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ndering with Danielion 2 - Auckland Art Gallery
Posted 2011. 12. 9. 00:10, Filed under: I'm traveling/Kiwi NewZealand라이프 처치 예배와 에덴 가든 산책을 마치고 해인이 우리를 데려다 준 곳은 아트 갤러리였다. 청년부에 갔다가 저녁에 있을 교민 코스타를 위해 우리를 픽업하러 다시 오기로 하고 세 시간쯤 우리 둘이 보내기 적당한 곳으로 물색해 둔 곳이었다. 다운타운에 있는 미술관과 그 주변이라면 반나절쯤은 일도 아니다.
오클랜드 아트 갤러리는 크리스마스를 제외하고 매일 여는데, 특별한 전시회 아니면 무료입장 제도를 택하고 있었다. 사진도 플래시를 사용하지 않으면 개인 용도로 찍을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다양한 장르와 시대에 걸친 컬렉션이 다소 아쉽긴 하지만, 뉴질랜드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둘러보는 데는 충분했다.
전시된 작품들도 볼만 했지만, 공간 구조와 분위기가 작품을 감상하기에 쾌적하고 적당해 여유 있게 시간 보내기에 좋은 곳이었다. 주일 오후인데도 관람객이 많지 않아 한적한 느낌을 받았다.
하키 스틱으로 만든 작품이 눈에 띄었는데, 악어 눈과 이빨을 코믹하게 만들고 칠해 놓아 속으로 킥킥거리면서 한참을 구경했다. 작가의 기분 좋은 상상력이 보는 이들까지 즐겁게 만든 작품이다.
예술 작품이란 게 어렵거나 근엄하기만 하다면 무엇에 쓰겠는가. 이렇게 유머가 풍부한 작품을 만날 때 작가와 관객은 긴장을 풀고 교감을 나누게 되면서 소통이 이루어진다는 걸 보여주었다.
특별한 설명이나 해석 없이도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쉽게 이해되는 작품들이 많이 전시돼 있었다. 어렸을 때 많이 하던 주사위 놀이를 하면서 뉴질랜드 투어를 하도록 만든 작품을 비롯해 전반적으로 부담없이 감상할 수 있는 작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이 두 작품은 소장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내 취향에 딱 맞는 스타일이다. 칼리그래피와 문자 그래픽 디자인을 어둡지 않은 색조로 격조 있게 표현했다.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실제로 해 보면 만만치 않은 게 이런 작품들이다. 그래도 그림에 영 소질이 없는 내가 그나마 따라할 수 있을 것 같은 장르라 이런 분위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
이런 작품들을 감상한 것만으로도 오후의 미술관 나들이는 충분히 즐거웠다. 전에는 많은 걸 읽고 보려 애썼지만, 근래엔 다 읽고 보진 못해도 마음에 남는 몇 가지가 잔잔한 감동을 주면 되는 쪽으로 감상법을 바꾸고 있다.
다리가 아파질 때쯤 들어간 화장실도 누가 미술관 아니랄까봐 두 가지 강렬한 색조의 타일과 조명으로 강한 인상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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