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ndering with Danielion 3 - 유기농 마트 nosh
Posted 2011. 12. 11.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Kiwi NewZealand주일 저녁의 교민 코스타까지 마치고 월요일이 찾아왔다. 토요일과 주일에도 여기저기 다니며 구경하긴 했어도, 우리가 여유있게 투어를 즐기려고 기대한 날은 월화수 사흘이다. 해인이 주일부터 우리를 안내했는데, 월요일 아침에도 우리를 픽업해 데본포트를 걷다가 점심 무렵 데려간 곳은 글렌 인스(Glen Innes)에 있는 유기농 전문매장 노쉬(nosh). 바로 옆에 붙어 있는 이스라엘 식당에서 점심 먹기 전에 마트 구경을 했다. 여행지에서 내가 좋아하는 아이템 중 하나다.
환경친화적인 뉴질랜드도 유기농 식료품 마트를 따로 둘 만큼 일반 마트가 유행한다는 반증으로 보였다. 단층 건물 매장에 들어서니 생산지를 나타내는 듯한 원산지 국기들이 걸려 있고, 화사함과 싱싱한 기운이 물씬 풍기는 꽃집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야채와 과일 가게는 마트에 들어가면 대개 어디나 왼쪽 동선 입구에 자리잡고 있다. 사람들이 제일 많이 찾기 때문이다. 야채나 과일의 영어 이름이 궁금하던 차에 이런 마트에 가면 배울 수 있다. 표시된 가격을 보면 대충 물가를 짐작할 수 있는데, 대체로 우리보다 약간 싸거나 비슷한 편인데, 간혹 어떤 건 우리보다 비쌌다.
키위의 나라 뉴질랜드에서 키위 가격은 어떨까? kg에 5달러니까 확실히 우리보단 싸고 싱싱한 게 맛이 있었다. 아보카도는 하나에 6백원꼴이고, 오렌지는 조금 작지만 아주 달았다. 집에서 간단하게 오렌지 쥬스를 짜내는 기계도 보였다. 아보카드는 수요일에 폴모가 송별만찬으로 만들어 준 월남쌈 먹을 때 원없이 넣어 먹었다.
우리나라에선 많이 비싼 아스파라가스도 한 단에 3천원이 안 되니, 이런 건 확실히 이 동네가 많이 싸다. 야채들 가운데는 우리나라에선 잘 볼 수 없는 것들도 중간중간 눈에 띄었다. 시간이 좀 더 있었으면 이런 마트 외에 로칼 마켓을 가 보면 좀 더 다양하고 다채로운 농수산물을 훨씬 많이 볼 수 있을 텐데, 그건 다음에.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대용량 유기농 요플레를 점심 먹을 때 하나씩 먹으려고 샀는데, 지나치게 달지 않으면서 넘기고 씹히는 맛이 일품이었다. 4개에 8불이니, 하나에 1,700원꼴. 오렌지 마말레이드와 겨자 쏘스도 하나씩 샀다.
올리브유를 비롯해 각종 요리와 샐러드에 사용하는 오일류도 한 칸 가득 차 있다. 오일류야말로 유기농 제품이 각광을 받는데, 조금 비싸더라도 좋은 걸 고집하는 이들에겐 좋은 구경거리가 될 듯 싶다. 요리를 안 하는 내겐 당장 필요한 것들은 아닌지만, 대충 봐 두었다가 하나씩 사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요즘은 관심을 줄이긴 했어도 여전히 좋아하는 햄과 소세지류들은 눈을 돌리지 못하게 만든다. 육질이 좋은 고기로 만들었으니 얼마나 맛있을꼬. 각종 고기류도 요리하기 편하게 잘 손질해 놓아 보는 것만으로도 구미를 당기게 만드는데, 저렇게 손잡이 뼈가 있는 쇠고기는 뜯어 먹는 맛이 끝내줄 것이다.
육류 말고 먹음직스런 생선류도 입맛을 다시게 만든다. 주먹밥 크기만한 피시볼은 한 덩어리만 먹어도 든든할 것 같았고, 스테이크 크기로 썰어놓은 참치와 연어는 때깔이 정말 좋았다. 여행 기간이 좀 더 길어 음식을 해 먹는 날이 있었으면 몇 덩어리 사서 별다른 쏘스 없이 싱싱한 재료만으로도 성찬을 즐길 수 있었을 것 같다.
마트를 한 바퀴 돌아 나오는 쪽엔 어김없이 차 한 잔 하며 쉴 수 있는 카페가 자리잡고 있었는데, 평소 접하기 어려운 이스라엘 식당이 아니었다면 우리도 몇 가지 특별한 메뉴를 고르고 저기 앉아 이 마트의 공기와 표정, 오가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좀 더 즐기다 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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