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의 즐거움
Posted 2010. 3. 1. 09:57, Filed under: I'm wandering/I'm a pedestrian집으로 돌아왔다. 겨울 날씨도 많이 풀리고 올림픽도 끝나 가 아내와 양평 청계산 나들이를
하려 했는데, 갑자기 또래 교우의 문상을 위해 진주 천리 길을 다녀오겠다는 문자를 보내 온다.
교통이 좋아졌어도 오후 2시에 출발해 다녀오려면 거의 자정이나 되어야 돌아올 것 같다.
(한 시간 뒤에 문자가 다시 왔는데, 진주로 내려가는 차편이 차는 바람에 못 가게 됐다고 한다.)
갑자기 주어진 자유를 어떻게 누릴까 하다가, 검단산은 토요일 오후에 다녀왔으니
예봉산으로 향했다. 사람들에게 물으니 예봉산에서 운길산까지는 2시간 반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팔당에서 예봉산을 오르는 데 1시간 조금 더 걸리니까 운길산까지는 3시간 반이 걸리고,
운길산역까지 총 4시간 반에서 5시간 정도 잡으면 될 듯 싶었다. 중간에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사진을 찍고 하면 넉넉잡아 6시간이면 팔당역-예봉산-적갑산-새재고개-운길산-운길산역
코스를 도는 미니 종주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예봉산으로 향했다. 사람들에게 물으니 예봉산에서 운길산까지는 2시간 반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팔당에서 예봉산을 오르는 데 1시간 조금 더 걸리니까 운길산까지는 3시간 반이 걸리고,
운길산역까지 총 4시간 반에서 5시간 정도 잡으면 될 듯 싶었다. 중간에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사진을 찍고 하면 넉넉잡아 6시간이면 팔당역-예봉산-적갑산-새재고개-운길산-운길산역
코스를 도는 미니 종주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전에 예봉산에 오른 다음 조금 더 가니까 철문봉이 나왔는데, 더 가려다가 초행길이라
돌아온 적이 있어 아쉬웠는데, 그래도 오후 2시에 차를 갖고 출발해 이 코스를 잡긴 무리여서
예봉산에 오른 후 새재고개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오는 코스를 밟기로 했다.
돌아온 적이 있어 아쉬웠는데, 그래도 오후 2시에 차를 갖고 출발해 이 코스를 잡긴 무리여서
만나게 된다. 15분쯤 내려가면 만나는 철문봉이 630m, 다시 20분쯤 가면 560m의 적갑산
산이라 칭하는지 궁금했다.
능선길이었다. 한 시간 정도 걸리는 이 길에서 뜻밖에도 주일 오후의 안식을 풍성하게
누리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길이 험하지 않고 완만한데다가 숲길의 풍경이 차분하고
담담한 느낌을 주어 마치 휴양림을 산보하는 기분이 들게 만들었다. 눈을 끄는 빼어난
절경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숲길이었지만 왕복 두 시간 정도
산길을 걷기에 딱 좋아 몸과 마음이 충일해지는 예상치 못했던 경험을 선사해 주었다.
솔직히 오전의 밋밋하고 생기 없는 예배를 통한 의식적 안식보다 몇 배는 더한 신선하고
생기 있고 풍성한 안식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었다. 그 동안 거의 느끼지 못했던 주일 오후의
발견이었다. 이런 게 교회당 밖에서 맛볼 수 있는 주일의 풍성하고 새로운 안식이구나, 생기 있고 풍성한 안식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었다. 그 동안 거의 느끼지 못했던 주일 오후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3.5Km를 더 가야 한다. 새재고개 쪽으로 내려가 덕소까지 가는 데도 3.2Km란다. 다음엔
못하고 어두워지기 전에 다시 예봉산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내려올 땐 수월했는데, 다시 예봉산으로 향하려니 발바닥이 조금 무거워지는 기미를
보였지만, 별 거 아니었다. 적갑산을 지나는데, 나뭇잎을 때리는 빗방울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가느다란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카메라를 집어넣고 작년 여름 배낭을 산 다음
처음으로 방수커버를 씌워봤다. 폼이 난다. 오르막이 두세 군데 있어 조금은 무거워진
발걸음을 이끌고 다시 예봉산에 오르니 빗줄기가 잠시 진눈개비로 변하는 듯 하더니,
팔당으로 향하는 하산길에는 다시 그친다.
보였지만, 별 거 아니었다. 적갑산을 지나는데, 나뭇잎을 때리는 빗방울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고 가느다란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카메라를 집어넣고 작년 여름 배낭을 산 다음
처음으로 방수커버를 씌워봤다. 폼이 난다. 오르막이 두세 군데 있어 조금은 무거워진
발걸음을 이끌고 다시 예봉산에 오르니 빗줄기가 잠시 진눈개비로 변하는 듯 하더니,
팔당으로 향하는 하산길에는 다시 그친다.
4시간 동안 10Km를 걷고 오르내리며 2월의 마지막 날, 겨울의 마지막 날에 새로운
안식을 경험하게 하심을 감사하고, 3월부터 또 새롭게 경험할 날들을 기대하며
집으로 향했다.
안식을 경험하게 하심을 감사하고, 3월부터 또 새롭게 경험할 날들을 기대하며
집으로 향했다.
'I'm wandering > I'm a pedestrian'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운호수 (0) | 2010.03.09 |
---|---|
트레커와 바이커 (0) | 2010.03.07 |
고맙구나, 너희들 (0) | 2010.02.28 |
틈새를 드러낸 나무 계단 (0) | 2010.02.27 |
사인암에서 지는 해를 바라본다 (2) | 2010.0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