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ing with PaulMo 7 - 막강육질 Stonegrill 스테이크
Posted 2011. 12. 27.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Kiwi NewZealand
11월 말일 뉴질랜드 체류 마지막날, 아침 산책을 겸해 유황천을 잠시 구경한 다음 로즈매리를 위한 로토루아 관광의 하이라이트 격인 양 쇼와 팜 투어(Farm Tour) 패키지 티켓을 구입했다. 이 쇼를 여러 번 본 폴모와 마리아는 근처 맥도날드에서 쉬었고, 우리만 두 시간 정도 흥미로운 시간을 가졌다.
구경을 마치고 나오니 점심 때가 됐다. 원래는 마오리들의 전통요리법으로 만든 스테이크인 항이(Hangi)를 맛보려 했으나, 쉬는 동안 이곳 저곳 동선을 확인한 폴모의 안내로 다른 종류의 스테이크를 먹기로 했다.
유명 관광지답게 로토루아는 다양한 메뉴를 자랑하는 식당가가 형성돼 있는데, 그 중 우리가 고른 곳은 투타네카이(Tutanekai) 가 1115번지에 있는 Triple 1 Five(1115.co.nz). 아마 이곳 주소가 1115번지라서 센스 있게 이름을 붙인 것 같다. 트리플 1 하면 웬지 어감상 1등급 또는 별이 세 개가 예상되는데, 이름부터 일단 점수를 따는 집이다.
메뉴판을 받기 전에 입간판에서 이 집의 스페셜 메뉴가 단박에 시선을 잡아끈다. 육질이 좋은 헤리포드 1등급 엉덩이살(Prime Hereford Rump)이 220그램 나오는 스테이크가 샐러드 포함해 $20. 1달러에 9백원이 조금 안 되니 18,000원 정도. 게다가 뉴질랜드는 착하게도 팁문화가 없다. 난 복잡하게 다른 거 볼 것도 없이 대뜸 이걸로 정했다.
이 집은 다른 메뉴도 훌륭했다. 넷이서 스페셜 둘과 $32.50 하는 Mixed Grill 둘을 시켰다. 지금 다시 보니 사슴고기(Venison)와 양고기도 있는데, 그땐 오로지 저 스페셜 메뉴만 눈에 꽂혔던 것 같다.^^ 뉴질랜드 산 양고기나 사슴고기도 한 번 먹어주는 건데, 새삼 아쉽다. 그 외에도 연어, 오리, 해산물 요리와 파스타도 파는 것 같았다.
로즈마리가 시킨 믹스드 그릴이 먼저 나왔다. 그런데 위에 올린 재료보다 묵직한 돌판이 우리 넷의 입에서 감탄사를 흘러나오게 했다. 오~ 이게 스톤 그릴이었군! 한국에서도 호박석 같은 두꺼운 돌판을 뜨겁게 달군 다음 그릴이나 오븐에서 구운 고기를 올려 내는 집이 있긴 한데, 이 집 돌은 벼루보다 두껍고 묵직한 게 왔따였다.^^
믹스드 그릴에는 쇠고기 말고도 사슴고기, 양고기, 치킨이 조금씩 나왔는데, 아! 정말 맛있더군! 함께 나온 쏘스에 찍어 먹으니 입에서 살살 녹았다. 통감자와 샐러드까지 맛나고 든든한 메뉴였다. 로즈마리가 양고기와 사슴고기를 한 조각씩 떼 주었다, 이건 그만큼 주었다는 의미이기도 하고, 더 이상 넘보지 말란 뜻이기도 하다.^^
내가 시킨 220그램 헤리포드 1등급 엉덩이살로 만든 스테이크가 미디움 레어로 나왔다. 나온 걸 보니 조금 과감하게 레어에 가깝게 주문해도 좋았을 것 같다. 돌판 위에 하얗게 뿌린 건 장식을 겸한 그리 짜지 않은 천연소금 가루였던 것 같은데, 짠 걸 좋아하는 이들은 조금 찍어 먹어도 될 법 싶었다.
스테이크 220그램은 작은 양은 아니었지만, 한 300그램 정도 나와 조금 더 두툼하거나 컸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맛이 없는 게 양만 많아도 곤란하지만, 맛 있는 게 조금 부족하다 싶은 것도 살짝 아쉽기 때문이다. 이크! 그러면 값이 올라가겠군.^^
점심 무렵의 햇살이 좋아 우리는 안으로 들어가지 않고 바깥에 마련된 테이블에 앉았다. 뉴질랜드를 구경하면서 여러 가지 부러운 것 가운데 하나는, 원목으로 만든 가구와 식탁, 의자들이었다. 나무가 많고 좋아 우리나라처럼 집성목을 쓰지 않고 원목을 그대로 쓰는데, 수수하면서도 튼튼한 테이블과 의자가 맘에 들었다.
디저트는 당연히 내일이면 다시 한동안 맛볼 수 없는 플랫 화이트(Flat White)를 시켰다. 보통 땐 블랙 커피를 마시다가 뉴질랜드 와선 어딜 가든 키위들처럼 줄곧 플랫 화이트를 주문했다. 열흘 남짓한 기간에 입이 그 맛에 적응했기 때문이다. 라떼보다 우유(Steamed milk) 양은 조금 적으면서 에스프레소 샷이 더 많이 들어간 플랫 화이트는 숏 블랙, 롱 블랙과 더불어 뉴질랜드와 호주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커피 스타일이다. 돌구이 스테이크에 플랫 화이트로 여행 막바지에 입이 한껏 즐거움을 만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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