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결혼식
Posted 2010. 3. 6. 19:55,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
오후에 아내와 사무실 동료의 결혼식에 다녀왔다. 신랑은 올해 50이 된 중고 신랑이다.
목회자인 그는 3년 전 사랑하는 아내와 사별했다. 갑작스럽게 찾아 온 아내의 발병 소식과 뒤이은 눈물겨운
치료 과정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바라던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깊은 상실감에 괴로워하는 그를 주위 사람들은
묵묵히 지켜볼 수밖에 없었는데, 드디어 작년 가을에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그런데 두 주 전으로 잡혔던 결혼식을 이틀 남기고 결혼준비로 한창이던 새 반려자의 교통사고로 연기된다는
문자를 받은 사람들은 모두들 경악했고, 거듭되는 시련을 겪어야 하는 그를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막막해 했다.
다행히 새로운 사랑은 빠른 회복을 가져왔고, 두 주 뒤인 오늘 연기된 결혼식을 재개할 수 있었다.
그가 담임하는 교회의 청년들이 깜찍한 율동으로 마음껏 축하하자 신랑신부도 고개숙여 감사를 표하고 하객들도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성으로 응원했다. 세 자녀와 함께 새로운 길을 함께 가게 된 이 중고 신혼 부부의 앞날에
더 이상의 아픔과 불행이 없이, 내내 웃음과 행복이 넘쳐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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