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매집 육회덮밥
Posted 2012. 4. 12.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
순희네 빈대떡을 나와 시장 한 바퀴를 돌아본 후 우리가 두 번째로 들어간 집은 순희네 옆 골목에 있는 육회 자매집이었다. 광장시장에서 두세 가지를 먹는다면 빈대떡과 함께 손 꼽는다는 육회를 먹어보기 위해서였다. 육회 식당은 종로 방향으로 난 작은 골목에 서너 집이 붙어 있는데 막내가 고른 집은 자매집. 한 집 건너 매장도 운영하는 것 같은 이 집은 간판에 종로 원조를 내세우고 있었다.
3시쯤인데도 역시 빈 자리가 거의 없었다. 육회와 간, 천엽 그리고 한치회와 그것들이 들어간 덮밥 같은 비빔밥을 팔고 있었다. 회 종류는 1만2천원, 밥 종류는 6천원 균일가.육회 한 접시 가격으로는 적당해 보였다. 상마다 빠짐없이 초록색 병이 서 있다.^^ 일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지, 일본 관광 안내지에 실린 이 집 사진을 벽에 붙여놓았고, 이 집을 다녀간 유명인들의 사인도 잔뜩 붙여놨다(내가 알만한 이들은 없었다^^).
문앞 업소용 오픈 냉장고 안에 육회와 천엽이 주문을 기다리고 있다. 저 많은 육회도 바닥을 드러내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진 않나 보다. 음식 장사는 역시 먹음직스럽게 쌓아놓고 늘어놓는 디스플레이와 입소문이 무섭다는 걸 보여준다. 술꾼도 아니고 간이나 천엽은 한 두 점은 먹지만, 비위가 약해 반갑진 않았다.
나무 도마 위에서 회를 치고 있는 걸 본 동생 말로는 전라도에서 먹는 육회가 제대로였다고 한다. 경상도에선 육회를 잘게 썰어내지 않고 두툼하게 내면서 뭉태기로 부른다는 재밌는 사실도 들려준다. 이 집의 퀄리티는 어떠냐니까, 육회는 원래 비싼 음식이라면서 이 값에 이 정도면 서울에서 맛보는 육회로는 괜찮은 편이라고 했다.
우린 1차로 빈대떡을 먹은 뒤라 육회 한 접시와 육회 덮밥 하나를 시켰다. 육회를 시키면 손님 수만큼 쇠고기국을 갖다 주는데, 살코기와 무가 많이 들어간 국물이 시원했다. 나같은 아마추어는 이 국물 먹는 재미가 더 있다.^^
부추와 오이를 넣은 육회 비빔밥은 초고추장을 적당히 넣어 쓱쓱 비벼 먹는데, 만약 혼자였다면 좀 시장할 땐 비빔밥을, 식사를 하고 들어갔다면 육회를 시키면 딱일 것 같다. 노른자를 푼 육회는 참기름소금장에 찍어먹는데, 고소한 게 술술 넘어갔다. 육회 사진은 보통 가운데에 노른자 얹어나오는 게 비주얼상 좋은데, 맛보느라 급해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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