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팔자가 상팔자
Posted 2012. 5. 3. 00:03, Filed under: I'm wandering/I'm a pedestrian주일 오후에 로즈마리와 객산(301m)에 다녀왔다. 마방집 건너편 중부고속도로 터널
아래를 지나면 바로 시작되는 위례둘레길은 여기 샘재 말고도 고골, 마루공원, 은고개 등
진입할 수 있는 곳이 많고, 가볍게 객산까지 갔다가 돌아와도 되고, 좀 더 시간이 있으면
남한산성 벌봉이나 북문까지 가서 산성을 일주하고 와도 좋은 훌륭한 산책코스다.
앉아서 자세 만큼이나 편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 옆에선 이들의 애완견 한 마리가
제집이라도 되는 양 역시 편한 자세로 풍경과 함께 오가는 이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강아지와 별로 안 친해 무시하고 그냥 지나치려는데, 로즈마리는 워낙 좋아하는데다
걔들도 잘 따라 반색을 하더니 가까이 가서 만져보고 안아준다.
소나무 숲을 지나 몇 개의 갈림길 이정표를 만나고 객산에 갔다 돌아오는 길에도 녀석과
아줌마들은 여전히 평상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번에는 오가던 등산객들에게 귀여움을 받고
있는지 자세가 도도했다. 모르긴 해도 주인에게도 자식 같은 존재로 끔찍한 사랑을 받고
있을 것이다.
이쯤 되면 상(床) 위에 올라가서만이 아니라 그냥 팔자 자체가 상(上)팔자로 보인다.
주인도 자신의 애완견을 알아봐 주는 사람들이 싫지 않은지 사람들의 반응을 편하게 즐기고
있었다. 팔자 좋은 강아지 덕에 계 탄 것 같다.
올라갈 때 누워 있던 아줌마는 내려올 땐 더 편한 자세로 아예 잠을 청하고 있고^^,
이들의 스틱과 등산화도 평상 끝에 고이 모셔져 있으니 개팔자 만큼이나 상팔자인 것 같다.
한쪽 끝에선 이들의 수선스러움에 아랑곳하지 않고 중간에 올라온 젊은 여성이 평상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모습이 편해 보이고, 이 평상 풍경에 포인트를 더해 주었다.
두어 주 사이에 산은 신록 뉴 패션으로 갈아입고 눈을 시원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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