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잎찐빵과 블루베리 하니 우유
Posted 2012. 6. 25.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
5월 중순부터 어머님을 모시게 되면서 아침식사를 꼬박꼬박 하게 된다. 호랑이띠시니까 팔십대 후반이신데도 매끼 밥 한 공기를 자시는 힘으로 건강하신 편이다. 무릎 관절이 많이 불편하셔서 앉았다가 일어나실 때 조금 힘들어하시는 것과 그 연세의 노인들이 친구처럼 자연스레 지니는 이런저런 약한 것들 말고는 비교적 정정하신 편이다.
우리는 아침으로 빵을 먹으니까 빵과 샐러드에 우유를 기본으로 드리고, 달걀 프라이나 해쉬브라운을 곁들이기도 하는데, 그날은 모닝빵 하나, 샐러드, 뽀득 소시지 둘에 연잎찐빵 하나가 나왔다. 우유는 냉동 블루베리를 갈아 넣어 보라색이 됐는데, 눈에 좋다는 말을 듣더니 코스트코에서 사 오라고 해서 대령한 것이다. 꿀 한 숟가락 정도 넣어 살짝 단맛을 냈다.
팔당대교 건너면 조안이란 동네가 나오는데, 길가에 안흥찐빵 비슷한 찐빵들을 낱개나 상자로 파는 집들이 많아 약간 연두색이 감도는 연잎찐빵 한 상자(20개 들이)를 사 두었다가 살짝 따끈할 정도로 전자렌지에 돌려 낸다. 옛날에 먹던 찐빵의 2/3 정도 되는 아담한 크기라 아침에 먹기 딱 좋다. 어떤 땐 솔잎찐빵을 사 오기도 한다.
어머니 말씀이 재미있다. 이렇게 먹어도 배 부르구나! 평생 밥만 드시던 분이 빵으로 식사를 한다니 탐탁치 않게 여기시다가 실제로 드셔보시니 밥 못지 않은 포만감을 느끼신 것 같다.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아침을 건너뛰기도 했는데, 이젠 꼼짝없이 어머니 앞에 앉아 적잖은 양의 콘티넨탈 브렉퍼스트를 먹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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