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나의 재봉틀
Posted 2024. 11. 16.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미국 서부 도시들
이번 미국여행에서 새롭게 알게 된 것 중 하나는, 누이가 여태 재봉틀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수동이 아닌 전동식에 조명까지 장착되어 있고, 당연히 색색 실들을 꽂아두는 실패 모음과 긴 자와 구부러진 쇠 자까지 필요한 걸 갖추고 있었다. 우리 어렸을 적엔 브라더 미싱이 유명했는데, 어디 건지 몰라도 그럴듯해 보였다.
미국 생활은 자동차를 비롯해 고장난 거나 수리나 수선이 필요할 때 사람을 부르거나 맡기면 인건비가 상당해서 오일 교환 등 웬만한 건 기술을 익혀 직접들 한다고 알고 있었는데, 재봉도 다를 바 없나 보다. 그래도 예전에야 재봉틀이 많이 있었지만 요즘은 다들 세탁소나 수선집에 맡기고 집에선 거의 쓸 일이 없어졌을 텐데, 옛날 사람답게 간직하고 있었던 것이다.
떡 본 김에 먹는다고, 거기서 새로 산 바지 기장을 줄이고 입고 갔던 바지단이 풀어져 박아달라고 했더니, 누이는 이런 것쯤은 일도 아니라면서 척척 뚝딱 해냈다. 와~ 수선비도 안 들었지만, 덕분에 간만에 누이의 솜씨를 지켜보는 즐거움이 더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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