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횡단사진전
Posted 2012. 9. 28.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
계원대 갤러리 27에서 어제 27일까지 모처럼 보기 편한 전시회가 열렸다. 보기 편했다는 말은, 이 전시장이 예술대 전시장이다 보니 아무래도 학생들의 포스트모던적 작품들이 주로 걸리고, 주관람층 역시 젊은층이라 나처럼 점심산책 후 반바지 차림으로 어슬렁거리는 관객이 별로 없던 터에 중년 일반인들을 위한 전시회가 열려 편하게 구경했다는 의미다.
이 학교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평생교육원을 운영하고 있는데, 그 중 사진을 배우는 5-60대 아저씨 아줌마들과 지도교수가 지난 여름에 26일간 미국을 서에서 동으로(Route 10), 동에서 서로(Route 40) 두 번 횡단하면서 찍은 풍경사진들을 전시하고 있었다. 이들이 달린 총 거리는 8,300마일, 13,400km. 지난 여름 그랜드캐년 갔다온 게 딱 천 마일이었는데.^^
한쪽 벽에 커다란 미국 지도를 확대해 자신들의 이동거리를 표시해 놓았는데, 이거 완전 내 로망 가운데 하나여서 무지 부러웠다. 한쪽 방향으로만 횡단하는 것도 대단한데, 양방향으로 했으니 주마간산, 주차간산이더라도 대단한 성취감을 맛봤을 것 같다, 마침 오래 전에 사 놓고 안 읽었던 <루트 66을 달리다>를 막 읽었던 터라 흥미가 배가됐다.
75×50cm 크기의 미국풍경사진들은 대체로 기본에 충실하려 애쓴 구석이 보이는 모범 사진들이었는데^^, 시원시원하고 색감이 풍부하고 무난해 보기 좋았다. 유니크하게 뭔가 꾸미려 하거나 튀지 않고 눈에 보이는 대로 구도를 잡고 셔터를 누르니까 편안한 작품들이 나온 것 같았다. 거추장스런 액자 대신 유리 두 장 사이에 작품을 끼워 넣는 전시 기법도 흥미로웠다. 미국횡단여행을 한 번 하긴 해야 할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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