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llington Story 7 - 영화 Hobbit 개봉열풍
Posted 2012. 12. 11.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Kiwi NewZealand11월 마지막 주 웰링턴은 온통 영화 <Hobbit>으로 시끌벅쩍했다. J. R. 톨킨의 <반지의 제왕> 전편에 해당하는 이 영화는 3부작으로 만들어진다는데, 11월 28일 역사적인(?) 세계 최초 개봉을 웰링턴에서 하게 됐기 때문이다.
뉴질랜드가 이 영화에 거는 기대는 각별해 보였는데, 전작 <반지의 제왕> 시리즈가 화제를 불러일으키면서 세계적으로 흥행 성공을 거두었지만, 정작 그 열매는 영국과 미국의 투자가들에게 거의 돌아가고 영화를 찍은 뉴질랜드는 별 소득이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번 영화는 뉴질랜드 자본으로 만들어졌다는데, 세계적으로 어느 정도 흥행성과를 낼지 관심이 큰 것 같았다.
우리가 웰링턴에 발을 디딘 날이 26, 27 월화 양일이었는데, 28일 수요일에 웰링턴 시내 엠바시(Embassy) 극장에서 이 영화가 최초 상영된다는 소식은 웰링턴 시민들과 이곳을 찾는 이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우리처럼 이 영화가 상영될 극장을 찾아와 기념사진을 찍는 인파가 눈에 띄었다.
엠바시 극장 앞에는 얼마 전부터 카운트 다운이 시작됐고, 우리가 찾은 이른 저녁시간에 막 <2 Days To Go>를 <1 Day To Go>로 바꿔 달고 있었다. 아직 본격적인 개봉 전이라 그런지, 아니면 뉴질랜드 사람들의 스타일이 그래선지 대체로 조용하고 차분하게 기다리면서 축하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폴에게 물으니, 뉴질랜드에서는 고등학교 때 이 소설을 학교에서 읽는다는데 이쯤 되면 전국민이 즐겨 읽는 소설일 테고, 영어권의 다른 나라들에서도 비슷한 형편이라면 영화가 개봉되길 기대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있을 것 같다는 얘기가 된다. 3D로도 나온다니 뉴질랜드의 스펙터클한 자연이 새삼 각광 받게 될 것 같다.
난 사실 반지의 제왕도 읽지 않았고 영화도 앉은자리에서 제대로 안 본 터여서 이들이 느끼는 기대감이 어느 정도인지 피부로 쉽게 느껴지진 않았는데, 이 조용한 도시 웰링턴에 머무는 동안 시내 전역에서 이 영화를 알리는 현수막과 광고들, 그리고 각종 행사가 열리고 있었던 걸 보면 대단한 화제거리임은 분명한 것 같았다.
그 중 하나가 시립 미술관과 도서관이 있는 중심가 공원에서 열린 호빗 장인 시장(Hobbit Artisan Market)이었다. 넓은 공원에 여러 부스를 설치하고 호빗 관련 소품들과 먹거리들을 전시, 판매하면서 잔디밭 광장에선 <반지의 제왕>을 상영하기도 하고, <호빗> 제작과정을 영상으로 보여주면서 관광객들을 불러모으고 있었다.
우리가 묵은 호텔이 바로 건너편에 있어 밤 늦도록 불을 켜놨고, 스피커 소리를 키워 폴모는 침대에서 영상 없는 대사를 밤새 들었다고 한다. 웰링턴에 도착한 첫날은 피곤하기도 해서 일찍 자는 바람에 못 갔다가 다음날 오전 찾았는데, 11시부터 오픈한다고 해서 덕분에 시립 도서관과 미술관 구경을 할 수 있었다.
삼삼오오 편한 자세로 잔디에 둘러앉아 스크린을 보며 대화하는 이들도 많았지만 혼자 앉거나 아예 누워서 세상 편하게 구경하는 이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 오클랜드에서도 그랬지만 혼자 조깅하는 이들도 많고, 혼자 뭘 하는 이들이 유난히 많아 보이는데, 이것도 뉴질랜드 스타일인가 보다. 맘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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