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락산에 처음 피어난 봄꽃
Posted 2013. 3. 31.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
사무실 앞 모락산이나 집앞 검단산에서 이즈음 제일 먼저 피는 봄꽃은 개나리도 진달래도 목련이나 벚꽃도 아닌 생강나무에 피어나는 꽃이다. 멀리서 보면 꼭 산수유 비슷하게 생겼는데, 가까이 가 보면 나무가 매끈한 게 생강나무다. 모양새나 개화 시기도 비슷해 딱 헷갈리기 십상이다. 가느다란 가지를 꺾으면 생강 냄새가 난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올해는 지난주에야 겨우 피어나기 시작했다. 올라갈 땐 조금 힘들어 땅을 주로 보면서 걷느라 피어난 줄도 모르다가 내려올 때에야 산 색깔을 조금 밝게 바꿀 준비를 하고 있는 이 노란 꽃이 열리는 나무를 보게 된다. 대개 등산로 바로 옆에선 잘 안 보이고, 조금 안쪽에서 피어나는데, 드문드문 있지 않고 한 군데 몰려 있어 제법 볼 만 하다.
생강나무 꽃이 한창 물이 오르면 그때부터 슬슬 다른 꽃들이 기지개를 시작한다. 생각 같아선 바로 배턴 터치를 해 주면 좋겠건만, 봄꽃들은 기다림을 배우게 한다. 이제나 피어 오르려나 기대하고 기다려야 조금씩 그 자태를 드러낸다. 그리고 꽃에 너무 취하지 말고 적당히 즐기는 법도 배우게 한다. 한창이다 싶으면 어느새 슬슬 꽃잎을 떨어뜨리기 시작한다.
모락산은 물론이고 계원대 교정에도 아직 꽃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그래도 올해는 3월초에 부산에 갔다가 오랜만에 동백꽃도 봤으니 꽃 인심이 박하지 않은 편인데, 그래도 4월이 돼야 봄꽃 퍼레이드를 할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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