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 위에 벗어 놓은 운동화
Posted 2013. 10. 26.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
여름이 막 지나가면서 가을과 교차하던 어느 주일 아침. 교회가 빌려 쓰고 있는 학교
운동장 골대 뒤에 주홍색 운동화 한 켤레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인조잔디 위에 사뿐히
놓인 운동화는 축구화도 런닝화도 아닌 캔버스화였다. 색깔로 봐서 오늘 축구하러 온
사람들이 신고 온 건 아닌 것 같고, 고등학생 신발 같은데, 그렇다면 이 운동화를
벗어 놓고 간 친구는 다음 목적지를 어떻게 갔을까?
컬러로 봐선 여학생 것으로 보였지만, 270mm는 돼 보이는 크기로 봐선 남학생 신발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이 신발의 주인공은 제법 멋을 부릴 줄 아는 친구 같다. 그러고보니 이런
캔버스화는 학생 때 딱 한 번 신어봤는데, 이런 멋진 색은 당연히 아니었고 무난한 흰색이었던
것 같다, 불현듯 초록 잔디 위에 놓여 화사해 보이는 이 신발 정도라면 한 번쯤 신어보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흰색 끈은 일자로 묶지 않고 엑스 자로 묶었는데, 나도 운동화 끈 맬 때 이렇게 맨다.
이렇게 묶으나 저렇게 묶으나 다 개성인데, 요즘은 신발 컬러만 아니라 끈도 컬러풀하게
다양한 변화를 주는 것 같다.
우리 다닐 때만 해도 운동장에 잔디가 깔려 있는 학교는 거의 없었는데, 요즘은
인조잔디를 깐 학교가 제법 많아졌다. 잔디 운동장은 학교 풍경도 바꿔놓았는데, 대체로
예전의 칙칙했던 분위기는 많이 없어진 것 같다.
전에 다니던 교회나 지금 다니는 교회나 학교 강당을 빌려 교회로 쓰고 있는데, 다른
교회들에 비해 사정이 좋은 편이긴 해도 주차 공간의 부족을 호소한다. 이 학교만 하더라도
교회가 들어올 땐 그냥 운동장이어서 주차장으로 쓸 수 있었는데, 잔디가 깔리면서
주차 공간의 상당 부분을 잃게 됐다.
일전에 어떤 건축공학자가 운동장 지하를 파서 한두 층을 지하주차장으로 이용하거나,
기존의 운동장은 주차장으로 쓰고 그 위에 새로 잔디운동장을 만드는 것도 주일마다 학교를
빌려 쓰는 교회들이 중장기적으로 생각해 볼만한 문제라던데, 이렇게 되면 남는 주차공간을
지역주민에게도 개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젠 교회당 건물만 크고 멋지게 지으려
하기보다는, 학교-주민-교회가 공존하는 모델을 진지하게 모색할 때가 된 것 같다.
운동장 골대 뒤에 주홍색 운동화 한 켤레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인조잔디 위에 사뿐히
놓인 운동화는 축구화도 런닝화도 아닌 캔버스화였다. 색깔로 봐서 오늘 축구하러 온
사람들이 신고 온 건 아닌 것 같고, 고등학생 신발 같은데, 그렇다면 이 운동화를
벗어 놓고 간 친구는 다음 목적지를 어떻게 갔을까?
컬러로 봐선 여학생 것으로 보였지만, 270mm는 돼 보이는 크기로 봐선 남학생 신발로
보이는데, 그렇다면 이 신발의 주인공은 제법 멋을 부릴 줄 아는 친구 같다. 그러고보니 이런
캔버스화는 학생 때 딱 한 번 신어봤는데, 이런 멋진 색은 당연히 아니었고 무난한 흰색이었던
것 같다, 불현듯 초록 잔디 위에 놓여 화사해 보이는 이 신발 정도라면 한 번쯤 신어보고
싶은 생각도 들었다.
흰색 끈은 일자로 묶지 않고 엑스 자로 묶었는데, 나도 운동화 끈 맬 때 이렇게 맨다.
이렇게 묶으나 저렇게 묶으나 다 개성인데, 요즘은 신발 컬러만 아니라 끈도 컬러풀하게
다양한 변화를 주는 것 같다.
우리 다닐 때만 해도 운동장에 잔디가 깔려 있는 학교는 거의 없었는데, 요즘은
인조잔디를 깐 학교가 제법 많아졌다. 잔디 운동장은 학교 풍경도 바꿔놓았는데, 대체로
예전의 칙칙했던 분위기는 많이 없어진 것 같다.
전에 다니던 교회나 지금 다니는 교회나 학교 강당을 빌려 교회로 쓰고 있는데, 다른
교회들에 비해 사정이 좋은 편이긴 해도 주차 공간의 부족을 호소한다. 이 학교만 하더라도
교회가 들어올 땐 그냥 운동장이어서 주차장으로 쓸 수 있었는데, 잔디가 깔리면서
주차 공간의 상당 부분을 잃게 됐다.
일전에 어떤 건축공학자가 운동장 지하를 파서 한두 층을 지하주차장으로 이용하거나,
기존의 운동장은 주차장으로 쓰고 그 위에 새로 잔디운동장을 만드는 것도 주일마다 학교를
빌려 쓰는 교회들이 중장기적으로 생각해 볼만한 문제라던데, 이렇게 되면 남는 주차공간을
지역주민에게도 개방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젠 교회당 건물만 크고 멋지게 지으려
하기보다는, 학교-주민-교회가 공존하는 모델을 진지하게 모색할 때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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