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왔다
Posted 2013. 12. 4. 06:07, Filed under: I'm wandering/잡동사니
12월 첫 날 주일 저녁에 아내가 뉴욕에서 돌아왔다. 16박 17일이었으니 두 주 반의 제법
긴 시간을 아내는 여행객으로, 나는 주부로 지냈다. 전에 회사 다닐 때 출장과 가족여행으로
미국을 다녀온 바 있지만, 혼자 하는 여행은 처음이나 마찬가지여서 은근히 걱정도 됐지만,
작년에 다녀온 g의 도움을 받아 준비하더니 예상했던 것보다 여정을 즐기고 돌아왔다.
괜한 걱정을 한 것 같은데, 문제는 주부계에 입문한 나. 16박 17일 사이에 다행히 주말이
세 번 끼어 있어 다소 여유가 있었지만, 문제는 주중의 나날들. 출근하기 전 아침과 퇴근해서
저녁 차리는 게 최우선 과제로 매일 채근하는 빚쟁이처럼 달려들었다. 상 차리는 일엔 준비하고
정리하는 일까지 패키지로 주어져서 정신 없게 만들었다. 그나마 냉동실 윗칸을 채우고
있는 곰탕 6봉지와 수두룩한 미도어묵 봉다리들이 큰 힘이 됐다.
졸업반인 g가 간간이 밥 하고 빨래 하는 일을 도왔지만, 주방장 겸 매니저 역할은 일도
일이지만 우선 신경을 쓰이게 하고, 어김없이 찾아오는 밥때를 맞추는 게 중요했다. 그래도
평소보다 단조롭고 가짓수가 적고, 반복해 먹는 게 많아 콘텐츠와 퀄리티 모두 부족하긴
했어도 어쨌든 Success. 이쪽 일에 어느 정도 소질과 자질이 있다는 게 입증된 셈.^^
그날 그날 먹을 음식 만들고 설거지 하는 일 외에 쓸고 닦는 청소도 두세 번 하고, 마침
몰아닥친 추위로 베란다에 있던 화분들을 실내로 옮겨놓는 일까지 마치고, 주말엔 검단산과
백운봉도 다녀왔다. 입고 나갔던 옷은 옷걸이나 옷장에 들어가는 대신 책상에 차곡차곡
쌓이면서 산을 이루었다.
두어 주 살림을 해 보니, 일이 힘든 게 아니라 마음이 크게 작용한다는 걸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아내의 부재라는 정서적 궁핍이 일상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걸 절감했고, 매일
메뉴 결정 같은 사소해 보이는 것들이 실상은 적잖은 스트레스가 된다는 걸 인식하게
된 게 소득이라면 소득이겠다.
긴 시간을 아내는 여행객으로, 나는 주부로 지냈다. 전에 회사 다닐 때 출장과 가족여행으로
미국을 다녀온 바 있지만, 혼자 하는 여행은 처음이나 마찬가지여서 은근히 걱정도 됐지만,
작년에 다녀온 g의 도움을 받아 준비하더니 예상했던 것보다 여정을 즐기고 돌아왔다.
괜한 걱정을 한 것 같은데, 문제는 주부계에 입문한 나. 16박 17일 사이에 다행히 주말이
세 번 끼어 있어 다소 여유가 있었지만, 문제는 주중의 나날들. 출근하기 전 아침과 퇴근해서
저녁 차리는 게 최우선 과제로 매일 채근하는 빚쟁이처럼 달려들었다. 상 차리는 일엔 준비하고
정리하는 일까지 패키지로 주어져서 정신 없게 만들었다. 그나마 냉동실 윗칸을 채우고
있는 곰탕 6봉지와 수두룩한 미도어묵 봉다리들이 큰 힘이 됐다.
졸업반인 g가 간간이 밥 하고 빨래 하는 일을 도왔지만, 주방장 겸 매니저 역할은 일도
일이지만 우선 신경을 쓰이게 하고, 어김없이 찾아오는 밥때를 맞추는 게 중요했다. 그래도
평소보다 단조롭고 가짓수가 적고, 반복해 먹는 게 많아 콘텐츠와 퀄리티 모두 부족하긴
했어도 어쨌든 Success. 이쪽 일에 어느 정도 소질과 자질이 있다는 게 입증된 셈.^^
그날 그날 먹을 음식 만들고 설거지 하는 일 외에 쓸고 닦는 청소도 두세 번 하고, 마침
몰아닥친 추위로 베란다에 있던 화분들을 실내로 옮겨놓는 일까지 마치고, 주말엔 검단산과
백운봉도 다녀왔다. 입고 나갔던 옷은 옷걸이나 옷장에 들어가는 대신 책상에 차곡차곡
쌓이면서 산을 이루었다.
두어 주 살림을 해 보니, 일이 힘든 게 아니라 마음이 크게 작용한다는 걸 새삼 느낄 수
있었다. 아내의 부재라는 정서적 궁핍이 일상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걸 절감했고, 매일
메뉴 결정 같은 사소해 보이는 것들이 실상은 적잖은 스트레스가 된다는 걸 인식하게
된 게 소득이라면 소득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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