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길 초입
Posted 2014. 6. 22.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하지를 즈음해 연중 낮이 가장 길어지는 날들이 계속되면서 신록으로 빛나던 산길은
어느덧 녹음(綠陰)이 무성해졌다. 백 미터쯤 이어지는 사무실 앞 등산로 입구도 아파트단지
담벼락 너머로 빽빽하게 잎들이 들어차는 바람에 정오의 햇살이 끼어들 여지를 안 주고
주위에 비해 어두운 나무 터널을 통과하는 느낌이다. 보통은 산길 초입까진 땡볕을 쬐며
10여 분은 걸어야 도달할 수 있는데, 여긴 처음부터 숲그늘이 펼쳐지면서 반겨준다.
계원대락을 옆으로 낀 등산로 초입에 들어서면 본격적인 숲길이 기다리고 있다.
이 길을 처음 지나가는 이들에겐 초입부터 나무가 우거진 게 앞에 뭐가 기다리고 있을지
자못 궁금하게 만드는데, 경사가 완만한 흙길 등산로가 5분 정도 이어지다가 제법 경사가
있는 나무 계단길이 나오면서 본격적인 등산로가 전개된다. 이 길만 지나면 그 다음부턴
산 봉우리가 숲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여름이라 오르막길에선 땀이 나고 속도가 줄어들지만, 그래도 중간중간 이런 숲길이
나오면서 발걸음에 여유가 생긴다. 오르막만 있었다면 쉽게 지쳤을 테고, 그렇다고 이런
평탄한 길만 연속된다면 자칫 지루해지기 쉬웠을 텐데, 적당하게 섞여 있어 점심산책이
심심하지 않다. 바람만 조금 불어준다면 여름날 점심 때 찾는 산길도 다닐 만하다.
'I'm wandering > 동네산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름한낮산책풍경 (0) | 2014.08.17 |
---|---|
나무에 핀 꽃인가 했더니 (2) | 2014.06.28 |
꽃, 경의를 표하다 (2) | 2014.06.06 |
춘낙화 - 봄에도 꽃이 떨어지누나 (2) | 2014.05.28 |
표범무늬 계단 (2) | 2014.04.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