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에 핀 꽃인가 했더니
Posted 2014. 6. 28.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모락산 사인암 오르는 길에 멀리서 봤을 땐 커다란 나무 밑에 꽃이 핀 것처럼 보이는
나무가 있었다. 가끔 나무 아래로 새 가지가 삐죽 솟아나는 건 봤어도 꽃이 피어난 걸
본 적은 없어 그럴 리가 없을 텐데 하면서 다가가 봤다. 역시 수줍은 듯 나무 뒤에 몸을
반쯤 숨기면서 피어난 흰색 풀꽃이었다.
그러면 그렇지 하면서 나무 뒤로 돌아보니 한 1m쯤 되는 제법 키가 큰 개망초가 나무에
바짝 붙어 자라고 있었다. 보통은 나무 곁에서 피어나지 않고, 길가쪽 풀들이 모여 있는 데서
지들끼리 몰려 자라는데, 씨앗이 바람 타고 날아 다니다가 자리 잡은 모양이다. 어쨌든
나무 바로 곁에서 꽃이 피어나니까 보기 좋긴 하다.
덕분에 특별할 것 없는 꽃구경을 하고 돌아서려는데 정작 나무와 하나가 되어 자라고
있는 게 있었다. 이끼였다. 몸집은 작지만 흩어지지 않고 촘촘하게 한데 모여 있으면서
개망초보다 훨씬 높이 나무를 타고, 초록으로 장식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이 나무 근처에
이렇게들 몰려드는 걸 보면 인심이 좋거나 인상이 좋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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