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순대국의 강자 - 하남순대국
Posted 2014. 8. 19.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百味百想어머니가 순대국을 좋아하셔서 종종 순대국집을 찾는다. 차로 5분 거리의 무봉리 순대국, 20분 거리의 양평 국수리 순대마을 등을 주로 다니다가 하남에도 큰 시장이 둘 있는데, 시장 근처에 당연히 동네 순대국집들이 있지 않겠나 싶어 검색해 봤더니 몇 집이 눈에 들어왔다. 신장시장 근처에 있는 하남순대국부터 가 보기로 했다.
요즘은 전통시장들이 대형마트에 길들여진 손님들을 유치하기 위해 공용주차장 시설을 확충해서 주차 편의를 제공하고 있어 어렵지 않게 시장 골목에 있는 이 집을 찾을 수 있었다. 네비게이션으론 상호나 전화번호로 찾기 어려웠지만, 근처에 가서 동네 어르신들께 순대국집을 여쭈니 쉽게 방향을 가리켜 주었다. 테이블이 열 개 정도 놓인 동네 선술집 분위기였지만, 천장 에어컨을 새로 달아 제법 깔끔하고 쾌적했다.
시장 순대국집답게 대표 메뉴인 순대국밥은 다른 데보다 천원 싼 6천원을 받는다. 맘에 든다.^^ 예상컨대 7천원 받을 만한 퀄리티인데도 시장통 가격대를 적용했지 싶다. 취향대로 순대만, 내장만, 머리만(머릿고기) 넣어 달랄 수 있고, 뭘 더 넣는진 모르겠지만 특 메뉴는 천원을 더 받았다. 순대전골은 따로 메뉴에 없으며, 보통 순대 격인 찰순대와 토종순대를 따로 팔고 있었다.
7종 양념 세트가 테이블마다 구석에 구비돼 있는데, 새우젓부터 시계 방향으로 다진 고추, 다대기, 들깨, 후추, 고추기름, 소금이다. 모두 적당량을 투하하면 되는데, 우린 보통 소금은 안 넣고 새우젓 간에 맞춘다. 다른 집에 비해 한 가지가 빠졌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건 찬으로 내온 반찬을 보니 이해가 됐다.
갈비탕, 설렁탕 등 뜨거운 국물을 즐겨 먹는 우리나라 탕 음식에 빠지지 않는 게 대파고, 순대국에도 보통은 썬 파를 듬뿍 넣어 먹는다. 이 집은 파 대신 부추를 듬뿍 넣는 게 특징이었다. 파 대신 넣어 먹는 부추, 먹어보니 절묘한 궁합이었다. 파나 부추나 순대국 특유의 냄새를 잡아주면서 맛을 더하는 양념이라면, 순대국에 듬뿍 넣어 먹는 부추는 신선하면서도 톡특한 풍미를 선사해 주었다.
요즘 순대국집들은 열이면 열 순대국에 순대보다 머릿고기와 오소리, 내장 등을 많이 넣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 집도 그 점은 예외가 아니었다. 항정살까지 넣은 고기는 먹어도 먹어도 나올 만큼 푸짐했다. 국물은 담백한 편이어서 나는 오히려 좋았는데, 순대국 특유의 진한 국물을 선호하는 이들의 평가는 어떨지 모르겠다.
다음엔 순대만국밥, 내장만국밥을 차례로 먹어봐야겠다. 동네 가까이 있는데다가 맛과 가격대 모두 적당하니 당연히 다시 오고 싶은 위시 리스트에 등극 되시겠다.^^ 5점 만점에 4점은 충분히 받을 만한 집이다. 포장도 가능한데, 포장 시엔 양을 더 담아준다고 써 있었다. 이 얘길 들은 로즈마리가 반색하며 종종 퇴근길에 들려 사 오란다.^^ 광복절 저녁에 가서 2인분을 포장해 달랬더니 식구들이 다 먹을 정도로 푸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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