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치 받침대
Posted 2014. 10. 19.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사인암 바로 앞의 것까지 치면 모두 네 군데다. 이정표 상엔 본격적인 오르막 등산로가
650m쯤 된다고 표시돼 있는데, 이 길을 매주 두어 번씩 천천히 수년째 걷고 있는 나같은
경우엔 그리 필요를 안 느끼지만^^, 처음 오르는 이들이나 시간 여유가 있는 이들은
그 중 한두 곳 정도에 앉아 쉬어가기 딱 좋은 위치에 있다.
그 중 두 번째 벤치, 그러니까 오르막 중간쯤에 놓여 있는 등받이 없는 벤치는 철다리를
사용하는 다른 벤치들과는 달리 원통형 통나무로 받쳐 놓았다. 좌우에 두 개씩 다리를 놓은
다음 그것들을 두꺼운 철심으로 연결하고 그 사이로 벤치보다 더 길다란 통나무를 받쳐
놓았다. 그런데 한쪽은 멀쩡한데, 아랫쪽 통나무 두 개 중 하나가 반쯤 부숴져 있었다.
지나 슬슬 노후된 까닭 같았다. 사람이 앉는 면도 두어 군데 갈라진 틈이 생기기 시작했는데,
내내 받치다 보니 힘이 들었고, 빗물이 스며들면서 툭툭 뽀개지기 시작하다가 한 뭉퉁이가
떨어져 나가기에 이른 것이다. 뭐, 원래부터 불량 나무였을 가능성도 없는 건 아니지만,
처음부터 그 정도로 허약한 나무는 아니었을 것이다.
그래도 벤치가 흔들거릴 정도까진 아니어서 사용하는 데는, 벤치로서의 소임, 아니,
받침대로서의 소임을 감당하는 데는 별 지장이 없어 보였다. 조금 보기가 그럴 뿐 지나가는
대부분의 등산객들에게 언제나 그랬듯이 아무때나 앉아 쉬어갈 수 있는 마음 넉넉한 친구로
몇 년은 더 활용될 듯 싶었다. 그런 기대로 오랜만에 잠깐 앉았다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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