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nese Banyan 나무
Posted 2014. 11. 23.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Viva Hongkong올해 여름엔 미국에서 쭉쭉빵빵 레드우드 나무를 원없이 봤는데, 가을엔 홍콩에서 복잡다단하기가 이를 데 없는 중국 반얀 나무(Chinese Banyan Tree)를 많이 봤다. 반얀 나무 역시 키가 컸지만, 몸체보다는 뿌리처럼 생긴 줄기가 땅을 향해 있는 게, 처음 볼 땐 다소 기괴해 보이기까지 했다. 크기나 모양새가 특별해서인지 거리와 공원에 심긴 이 나무는 고유 번호를 부여 받으면서 특별 관리되고 있는 듯 했다.
반얀 나무는 벵갈 보리수라고도 하는데, 인도를 대표하는 수목의 하나이다. 뿌리가 약해 쓰러지지 않기 위해 제 팔뚝에서 다시 땅으로 내려와 수백, 수천 갈래의 뿌리를 내리는 습성이 있다고 한다. 가지에서 내려 땅에 닿은 뿌리는 흙을 움켜쥐면서 그대로 기둥뿌리가 되어 나무가 흔들리지 않도록 받쳐준다는 것이다. 어떤 반얀 나무는 하도 많이 뿌리를 내려 한 그루가 숲을 이룰 정도라고도 하니, 놀랄 놀 자가 아닐 수 없다.
잎이 달려 있는 부분은 다른 나무와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였지만, 중간에서 갑자기 방향을 바꿔 땅을 향해 여러 갈래로 칭칭 감아 뿌리내리듯 자란 부분을 보면 도저히 나무 같아 보이지 않고, 무슨 SF에나 나오는 괴기 식물처럼 보이기도 한다. 줄기가 하나로 뭉쳐 있는 것도 있지만, 조금 떨어져 자라면서 줄기가 올라오다가 방향을 급선회해서 군락을 이루고 있는 게 많이 보였다.
거리나 공원 어느 한쪽에만 있지 않고, 둘을 경계짓는 제법 높이가 있는 담벼락을 지지대 삼아 마치 화산재가 흘러내리다가 굳어버린 형상을 한 것들도 있는데, 이쯤 되면 이들의 나와바리를 어디까지로 봐야할지 헷갈린다. 아침 산책길에 근처를 지나다가 갑자기 꿈틀거리면서 몸을 칭칭 감아올 것만 같아 오싹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으~ 이런 게 꿈에 나온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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