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
Posted 2014. 11. 19. 00:00, Filed under: I'm traveling/Viva Hongkong홍콩에 가면서 기회가 되면 우산 시위 현장을 직접 볼 수 있겠다 싶은 기대가 솔직히 있었다. 3박4일 가운데 하루를 자유여행일로 잡아 다들 배 타고 마카오 구경을 갔는데, 홍콩 안에서도 못 본 곳 투성이라 씨티 투어를 할 요량으로 홍콩에 남아 시간을 보냈다. 동생이 추천한 공항 근처의 City Gate 아울렛을 먼저 들렀는데, 특별히 마음에 드는 아이템은 없었다. 검은색 구두가 필요해 Rockport에서 적당한 가격으로 하나 샀다.
숙소에서 잠시 쉰 다음 지하철을 타고 센트럴로 나가 봤다. 금요일 늦은 오후 시간대가 돼서인지 전날보다 인파가 많았다. 신문을 나눠주길래 받아보니 시위 현장 사진이 1면 톱에 실려 있다. 근처인가 했는데, 걸어가도 나오질 않는다. 몽콕(旺角)과 센트럴 두 곳 중 하나겠거니 쉽게 생각하고 간 게 탈이었다. 귀국해 검색해 보니 내가 받은 신문은 중화권의 글로벌 신문인 大紀元時報(The Epoch Times)였다.
시위대는 보이지 않고 엉뚱하게도 정부와 경찰측 입장을 지지하는 그룹에서 서명을 받는 데스크가 둘이나 보였다. 이들의 구호엔 질서와 법치가 강조되고 있는데, 방송용 카메라들도 근처에 보였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홍콩도 정치적 입장이 민주화와 친중국(정부)계로 나뉘어 있었고, 소위 보수적인 친정부측 시위대는 보호받으면서 목소리를 높이는 양상이었다.
우리로 치면 닭장차쯤 돼보이는 경찰 차량들이 도심 한복판 거리에 여러 대 도열해 있기도 하고, 경찰들이 무리지어 이동하는 모습도 보였다. 시위 현장에 대한 대응일 수도 있지만, 주말을 앞둔 도심 한복판의 거리 질서를 유지하려는 목적일지도 모르겠다.
결국 시위 현장은 찾지 못하고 근처를 걷다 돌아와야 했다. 사전 정보나 자료도 없이 가면 어떻게 되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만 앞선 탓이었다. 적어도 시위대가 어디에서 대치하고 있는지 정도는 미리 알고 찾아갔어야 하는 건데, 막연히 센트럴역 근방에 가면 볼 수 있겠거니 생각한 게 실수였다. 다행히 내가 머물던 10월 말엔 별일 없이 넘어갔고, 11월 중순이 지나도록 여전히 해결될 기미 없이 장기 대치로 가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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