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소소한 차이
Posted 2014. 12. 22.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Joy of Discovery
얼마 전에 공항에 갈 일이 있었는데, 주차하고 입국장에 들어서는 문을 지날 때 한 무리
관광객들이 깃발에 모자까지 쓰고 왁자지껄 몰려오고 있었다. 50명은 족히 돼 보였는데, 어투로
봐서 중국 관광객들이었다. 말은 알아 들을 수 없어도 필시 어느 동네에서 왔거나 회사에서
포상 여행을 보냈거나 했을 것 같은 들뜬 표정과 분위기였다.
올여름 요세미티 백패킹을 마치고 밸리에서 느긋한 휴식을 취하다가 한 무리 관광객들을
보게 됐다. 백팩을 매지 않고 모자만 쓴 가벼운 복장이 트레킹보다는 가볍게 요세미티의 주요
포인트들을 둘러보는 관광객 스타일이었다. 열 명이 넘는 규모에 비해 인상적이었던 건
아주 조용조용했다는 것. 옆에 있던 Shiker님이 저분들 아마 일본분들일 것 같다고 했는데,
잠깐 주의를 기울여 보니 작은 소리로 일본어가 들렸다.
올가을 홍콩 침사추이에서 마지막날 아침산책을 하는데, 어느 건물 앞에 색색깔의 옷을
입은 성인 남녀들이 앞뒤 좌우로 길게 도열해 있었다. 얼추 백 명은 넘어 보였는데, 그 중 일부는
녹색 티셔츠에 등판에 같은 이름을 새기고 있었다. 추측컨대 홍콩과 붙어 있는 중국에서 관광
온 이들 같은데, 조금 소란해 보이는 게 아침식사를 예약한 식당 앞에서 들어가는 순서를
기다리거나, 쇼핑센터 개장을 기다리는 행렬 같아 보였다.
한국 관광객들은 해외에 가면 어떤 풍경을 이룰까? 일본, 중국과 조금 다른 특유의
풍경과 분위기를 만들 것 같은데, 일단 복장이 화려하고 튀어 보이면 열이면 여덟 아홉은
한국 관광객들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특히 등산용 아웃도어 웨어, 그 중에서도 잘 알려진
브랜드들로 중무장한^^ 이들은 100% 한국 사람들이다. 이들은 거의 판박이처럼 화려한
컬러의 집업(zipup) 셔츠에 여러 조각 이어 박은 희한한 바지를 입고 있을 것이다.
등산을 가도 튀어 보였을 복장으로 시내를 활보하는 우리를 현지인들은 어떻게 볼까?
자기 맘대로 편하게, 그것도 모처럼 나온 해외에서 기분내서 입는 옷을 뭐라 할 순 없겠지만,
주위 사람들과 두드러지게 차이를 이룰 정도로 튀어 보인다면 그건 조금 생각해 볼 문제 같다.
솔직히 같은 말을 사용하는 한 사람으로 조금 쪽 팔려 보일 때도 있는데, 언제 이 광풍이
지나가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수 있으려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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