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우측통행
Posted 2015. 3. 5.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
올 겨울엔 점심 산행도 게을러져 한 주에 한 번 꼴로 겨우 다녀온 것 같다. 3월도 되고
했으니 슬슬 주 2회로 늘리면서 봄마중을 해야 하는데, 잘 되려나 모르겠다. 사인암까지
올라갔다가 계원대 후문 쪽으로 내려오다 보면 계단 구간이 나오는데, 그 중간쯤에 곁에
서 있는 나무에 오래 전부터 작은 팻말이 하나 놓여 있다.
손바닥보다 작은 팻말엔 산불조심 우측통행이라 찍혀 있는데, 나름대로 이 산을
관할하는 의왕시에서 신경써서 여러 개를 만들어 여기저기 보급한 거란 걸 짐작하게
한다. 오랫동안 좌측통행하던 문화를 몇 년 전부터 전국가적으로 바꾸면서 홍보와 계몽의
일환으로 현수막과 전광판 등으로 알리더니 등산로들까지 진출한 것이다.
아마도 원래 있던 자리는 그 옆에 있는 계단을 잡고 내려가는 파이프 아래였을 것이다.
팻말엔 위아래로 네 개씩 펀치가 뚫려 있는데, 구멍에 철사나 끈을 넣어 파이프에 매달아
계단을 오르내리는 등산객들에게 보이게 하던 게 끈이 풀려 헐거워지면서 바람에 날려
떨어져 그리로 자리 잡은 모양이다.
추측컨대 땅에 떨어진 걸 누군가가 주워 일단 나무에 올려 놓은 것 같은데, 그후로도
오랫동안 제자리인양 자리 잡고 있는 것일 게다. 그런데 저 나무를 오르내리는 건
다람쥐나 청솔모 정도일 텐데, 걔네들이 글자를 읽을 리도 없고^^, 저런 게 필요하지도
않을 텐데 너무 오래 실험하고 있는 건 아닐까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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