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방문객
Posted 2015. 3. 8.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모락산 사인암 점심 산행을 마치고 계원대 후문 방향으로 들어오면 본관 옆에 두 칸의
빈 주차공간이 있다. 주차하기 편한 명당 자리인데, 가끔 방문객들의 차가 서 있을 때도
있지만, 점심 나절에 다녀 보면 거의 비어 있을 때가 많다. 학교 안에 다른 주차 공간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주차 안내 팻말 때문이 아닌가 하는 심증이 든다.
그도 그럴 것이 처음에 멀리서 방문객 전용 주차구역(Visitor Parking)이란 글자를
보고 주차하려던 차들이 멈칫거리다가 열이면 열 방향을 돌리는데, 그 아래에 더 크게
써 놓은 P 방문객이란 글자가 보이기 때문이다. 가령 나만 해도 이니셜이 S로 시작해
P 방문객이 아니기 때문이다.^^
여기에 주차하려면 최소한 박(Park)씨 정도는 돼야 명함을 내밀 수 있는데, 막상
주차 한 번 하려고 일일이 주민등록증을 보이는 건 무척 번거로운 일이라 박씨들도
자격은 되지만 굳이 피곤하게 이 공간을 고집하진 않는 것 같다. 간혹 외국인 가운데
Peter나 Paul 이름을 가진 이들이 수혜를 입기도 하는데, 그 또한 흔한 일은 아니다.
돌아가신 수필가 피천득 선생처럼 영어로나 우리말로나 피(P)씨 성이라면 안심하고
차를 댈 수 있겠는데, 옛날에도 그랬지만 요즘도 그런 희귀 성을 가진 이는 별로 없기
때문에 거의 언제나 비어 있는 게 아닌가 하고 혼자 짐작하면서 속으로 킥킥 웃어주곤
한다. 이쯤 되면 이 공간은 차를 대는 곳이라기보다는 그저 관상용 아니겠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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