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풍경
Posted 2015. 3. 3. 00:00, Filed under: I'm wandering/동네산책모락산 사인암 가는 길에도 봄이 슬슬 오려는지 소나무 줄기에서 솔잎이 피어나고
있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볼 수 없던 것들인데, 2월 하순이 되면서 날이 조금씩 풀리자
겨울잠에서 깨어나듯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하더니, 금세 나무 줄기 여기 저기에서 한 자리씩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개나리, 진달래, 목련보다 앞선 봄의 전령 노란 산수유 소식은
아직 없는 터라 전반적으로 우중충한 산길에서 그나마 봄기운을 느끼게 해 주었다.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리기다 소나무(Pitch Pine, 직역하면 송진 소나무)는
이렇게 기둥처럼 생긴 줄기에서 나는 솔잎으로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데, 실제로 보면
소나무들 가운데선 못 생긴 축에 든다.^^ 쭉 뻗어 저 위 높이 있는 가지들에서 나야 할
솔잎들이 사람 키보다 낮은 높이에서 삐죽빼죽 지맘대로 돌출된 형태니, 오히려 조금
괴상하고 무서워 보이기까지 한다.
그래도 어찌 보면 조금 귀엽게도 보이는 아랫쪽에 비해 윗쪽 가지들은 난리 브루스가
따로 없다. 산발(
어지럽기 그지 없다. 하긴 겨우내 아무런 기척이 없다가 남들보다 먼저 봄옷을 입으려니
정신이 사납고 괜히 마음만 앞서 급해지는데다, 무엇보다도 이렇게까지 하지 않고서는
눈에 띄지 않는다는 걸 직감했기 때문일 것이다.
뉴질랜드 와이카토 대학에서 본 나무 기둥이 아름다운 나무들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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